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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울지 않는답니다 - 닭의난초

이우형 2011. 6. 27. 13:05



닭의난초
Epipactis thunbergii A.Gray

야생화를 촬영하면서 어느 순간 집착하게 되는 꽃이 있다. 필자 같은 경우는 난초가 그런 경우다. 과거에 난초 관련 잡지사에 근무했던 탓도 있지만, 만나기 쉽지 않은 꽃이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어 해전부터는 유난히 닭의난초가 촬영하고 싶었다. 굳이 찾아가자면 못 갈 것도 없었는데, 이런저런 핑계가 발목을 잡았었다.
지난해 여름 마침내 가까운 곳에 자생지를 알아냈다. 대부도였다. 나중에 보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장소였다.
7월 무더위와 싸우며 숲속을 헤맸다. 계곡의 물길 옆에서 닭의난초 군락을 만났다. 이미 몇 팀이 다녀갔는지 발자국이 선명했다. 그래도 닭의난초는 온전히 남아있었다.
한 여름 반가움을 가져다 준 닭의난초는 난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6월에서 7월 사이에 꽃을 피운다.
꽃의 모양과 색이 우리 토종닭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해서 닭의난초란 이름이 붙었다.

<월간 茶道 2011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