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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풍도대극 Euphorbia ebracteolata var. coreana Hurus. 풍도는 경기도에 있는 작은 섬이다. 행정구역상 안산시에 속하지만 거리는 당진에서 더 가깝다. 봄에 흐드러지게 피는 야생화로 인해 2000년도 초부터 조금씩 알려지다가 10여 년 전부터는 몸살을 앓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좋은 볼거리를 보고픈 마음이야 같겠지만, 어디를 가든 ‘아니온 듯 다녀가시라’는 말은 마음에 새겨두는 것이 좋을 듯싶다. 풍도대극은 풍도에서만 자라는 풀이다. 붉은대극과 거의 비슷하며, 씨방과 열매에 털이 있는 것이 차이다. 꽃이 화려하지 않지만 뿌리는 약재로 쓰인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항암제 부작용 개선효과가 있다고 한다. 대극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덩굴별꽃 Cucubalus baccifer var. japonicus Miq. 우리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식물들은 대략 4,700여종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를 다 만나기는 쉽지 않고, 만나도 그냥 지나치기가 일쑤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우리 땅 자생식물들은 꽃이 작고 수수해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진면목을 보기 어렵다. 덩굴별꽃은 전국의 산야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덩굴에 별모양의 꽃이 핀다고 해서 덩굴별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덩굴을 따라 지름이 2cm 정도 되는 꽃이 가득 달린다. 크지 않은 많은 꽃이 덩굴줄기를 따라 피고 지기 때문에 스쳐가기 쉽다. 꽃이 많아서 오히려 관심을 덜 받는 경우라고나 할까. 세상의 이치가 그런 거지 싶다. 석죽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수까치깨 Corchoropsis tomentosa (Thunb.) Makino 깨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궁금했다. 잎이 들깨를 닮아서? 아니면 씨가 참깨처럼 생겨서? 암튼 풀치고는 제법 키가 크고, 새로 나온 10원짜리 동전만한 노란꽃이 핀다. 꽃이 지면 작은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특별히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볼 수록 정감이 가는(개인적으로는) 묘한 분위기의 꽃이다. 이우철 교수의 에는 수까치깨라는 이름에 대해 ‘미상’이라고 밝히고, 푸른까치깨, 참까치깨, 민까치깨, 암까치깨 등의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반면 김종원 교수의 에는 까치깨라는 이름이 ‘까마귀의 깨’를 의미하는 일본이름 ‘가라수노고마(烏の胡麻)’에서 온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름 앞에 ‘수’가 ..
익모초Leonurus japonicus Houtt. 논가나 도랑 옆 습기가 많은 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익모초(益母草)는 한방에서도 그대로 쓰인다. 이름 그대로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는’ 식물이다. 산모에게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꿀풀과의 두해살이풀인 익모초는 속단, 쉽사리, 송장풀 등과 꽃의 모양이 닮았다. 하지만 익모초와 구별은 비교적 쉽다. 익모초의 꽃달림이 훨씬 촘촘한 편이다. 그래서 꽃을 사진을 촬영하기도 쉽지 않다. 식물 전체를 촬영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꽃만 클로즈업해서 촬영하려면 제법 공을 들여야 한다. 사진의 익모초는 그 둘 사이에서 타협한 결과다. 가을이 익어가는 논과 건너편 산을 배경으로 클로즈업해 살짝 분위기만 남겼다. 촬영지는 충북 괴산이다.
미꾸리낚시Persicaria sagittata (L.) H.Gross 논가 도랑이나 습지 주변에서 비교적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사촌으로 고마리,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개 등이 있는데, 처음 본 사람은 대부분 “그게 그거 아니야?”란 표정을 짓는다. 모두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촬영할 때 꽃만 클로즈업하면 고마리와 혼돈하기 쉽다. 줄기와 잎을 함께 촬영하면 멋진 선을 그려낼 수도 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여뀌대, 늦미꾸리낚시, 미꾸리덤불, 여뀟대 등으로도 불린다. 이우철 강원대 교수의 저서 에 따르면 작명 유래가 미상이라고 되어 있다. 반면, 김종원 계명대 교수의 에는 ‘한글명 미꾸리낚시는 가을철에 뱀장어를 잡는다는 의미의 일본명 아끼노우나기쭈까미(秋の鰻掴み)와 잇닿아 있다’며 ‘거꾸로 생긴 ..
암실과 포토샵 사진을 처음 배울 당시 암실을 갖는 것이 꿈이었다. 촬영한 필름을 직접 현상해 인화하는 작업은 사진의 완성을 의미했다. 닷징이니 버닝이니 하는 인화의 기술도 그때는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했다. 지금은 순서마저 가물가물하다. 컬러, 그것도 리버셜 필름으로 촬영을 하다 보니 현상을 스스로 할 일이 거의 없었던 탓이다. 그저 이렇게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정도다.요즘은 디지털암실이라는 말을 대신 쓴다. 포토샵이나 각 카메라 메이커 등에서 제공하는 사진보정 프로그램 등이 암실의 역할을 대신한다. 그것도 아주 훌륭하게…….과거 암실에서 할 수 있는 수정 작업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촬영 때 계산하지 않으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했고, 그나마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았다. 그런데 디지털암실에서는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