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특산식물 (6)
들꽃소리

노랑갈퀴 Vicia chosenensis Ohwi 갈퀴나물은 덩굴손의 모양이 갈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갈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형제들 대부분이 분홍색 꽃을 피우는데 반해, 노랑갈퀴는 이름 그대로 짙은 노란색의 꽃을 피운다. 갈퀴나물은 비교적 흔하게 만날 수 있지만, 노랑갈퀴는 고산식물이고 중부이북에서 자라기 때문에 얼굴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다. 남북한이 공동으로 편찬해 발간한 조선향토대백과에는 ‘노랑말굴레풀’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 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히어리Corylopsis gotoana var. coreana (Uyeki) T.Yamaz. 이른 봄 노란색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식물로는 생강나무와 산수유가 있다. 둘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여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같은 노란색 꽃을 피우지만 절대 이 둘과 혼동할 수 없는 나무꽃이 있다. 히어리다. 히어리의 이름은 전라남도에서 시오리라고 부르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시오리는 거리를 뜻하는 십오리를 의미하는데, 나무가 이 간격으로 자라고 있어서 그렇게 불렸다고 전해진다. 처음 히어리를 발견한 사람은 일본인 학자였는데, 당시 그는 송광사 인근에서 이 나무를 만났다고해 송광납판화라고 이름 붙였다. 그 뒤 이창복 박사가 시오리에서 구전된 히어리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아주었다.주로 전라남도를 중심으로 자생하..
노랑무늬붓꽃[Iris odaesanensis Y.N.Lee] -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현재 멸종위기식물로 보호받고 있다. 하얀꽃잎에 노랑무늬가 들어있어 노랑무늬붓꽃이란 이름을 얻었다. 자생지는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의 산지로 비교적 넓게 분포되어 있고, 개체수도 많은 편이다. 자생지를 잘 알고 때를 맞춰 찾아가면 더 없이 좋겠지만, 전업이 아닌 다음에야 항상 시절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가끔 운이 좋으면 뜻하지 않게 반가운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 사진의 노랑무늬붓꽃이 그런 얼굴이다. 5월초의 긴 연휴를 맞아 떠난 여행에서 노랑무늬붓꽃을 만났다. 꽃을 촬영하러 간 여행은 아니었지만, 카메라를 메고 다닌 탓에 반가움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10년 정도 야생화..
처진물봉선 Impatiens koreana (Nakai) B.U.Oh 물봉선은 귀한 꽃도 아니지만 흔하게 보이는 꽃도 아니다. 붉은색을 띤 물봉선은 습기가 많은 도랑이나 산지 배수로 등에서 비교적 많이 자생한다. 하지만 물봉선도 종류가 적지 않고 다른 종류의 물봉선들은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노랑물봉선, 흰물봉선이 그 다음으로 많이 발견되는 종류다. 국가생물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물봉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은 8종이다. 앞서 이야기한 3종 외에 가야물봉선, 미색물봉선, 산물봉선, 제주물봉선, 처진물봉선 등이 그것들이다. 이번 달에 만나 볼 꽃은 이 중 처진물봉선이다. 처진물봉선은 얼마 전까지 거제물봉선으로 불렸다. 거제도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이렇게 불렸으나 남해안 지방 여기저기에서 발견된 탓인지 이름..
애기송이풀 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든 꽃들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멸종위기종이란 꼬리표가 붙은 식물의 얼굴을 보기란 정말 힘들다. 애기송이풀이 그런 꽃들 중 하나다. 식물을 찾으러 다니다 보면, 도감의 사진과 설명만으로 불충한 경우가 많다. 분명히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찾으러 나섰는데 막상 만나면 기대와 다른 경우다. 처음 애기송이풀을 찾으러 나섰을 때, 이 꽃이 바닥에 붙어서 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도감에는 잎의 길이나 꽃대의 길이에 대한 설명은 있지만 그게 쉽게 와 닿질 않기 때문이다. 2006년 봄, 말로만 듣고 찾아가 계곡을 뒤진 끝에 애기송이풀을 만났다. 처음에는 한 곳에서 오롯이 모여 있어 ‘아! 여기뿐인가 보다’..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Y.Sun 이른 봄 겨울을 깨고 피는 꽃들이 있다. 노루귀, 복수초가 대표적인 꽃들이다. 하지만 정말 일찍 피는 꽃이 있다. 부지런한 봄꽃들이 기지개를 펼 무렵 이미 단장을 마치고 활짝 피어 반기는 꽃이 바로 변산바람꽃이다. 변산바람꽃은 1993년 전북대학교 선병윤 교수가 변산반도에서 채집해 한국특산종으로 발표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이후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필자가 처음 변산바람꽃을 촬영한 곳은 경기도 서해안의 한 섬이었다. 변산바람꽃이 처음 발견된 변산반도의 한 마을은 2월이면 수많은 사진가들이 찾아 북새통을 이룬다. 마을에는 변산바람꽃 액자가 걸려있는 집도 있을 정도다. 이곳 노인들은 변산바람꽃을 땅꽃이라고 불렀다. 경기도 인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