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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현호색 Corydalis remota Fisch. ex Maxim. 이른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양지바른 야트막한 산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키가 작아 허리를 숙이지 않으면 눈을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른 봄 산길을 걷다 낙엽 사이로 올라온 앙증맞은 얼굴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현호색은 워낙 변이가 심하고 종류도 많아 구분이 쉽지 않다. 국립수목원에서 운영하는 에 현호색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종류만 23종이나 된다. 여기에 사촌인 괴불주머니 집안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전문적으로 식물에 대해 알기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현호색으로 이해하는 수준이면 괜찮을 듯 싶다. 사진의 현호색은 지난해 봄 수종사를 올랐다가 만났다. 먼 거리에 있어 망원으..

팥꽃나무 Daphne genkwa Siebold & Zucc. 꽃이 팥꽃과 닮아서 팥꽃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무척 단순한 이유지만 꽃의 색을 보면 제법 그럴싸해 보인다. 팥꽃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의 해안가에서 자란다. 높이는 대략 1m 정도 되는 키작은 나무다. 많은 봄꽃들처럼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잎이 난다. 참고로 이들 꽃이 먼저 피는 나무로는 생강나무,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등이 대표적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품종들이고, 좀 특별하게 만날 수 있는 꽃으로는 히어리, 만리화 등이 있다. 여기에 정원수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팥꽃나무도 조경수나 정원수로 이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얼핏 조경수로 많이 사용되는 박태기나무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꽃이 더 크고 화려해 보인다...

깽깽이풀 Jeffersonia dubia (Maxim.) Benth. & Hook.f. ex Baker & S.Moore 봄에 피는 꽃 중 유달리 가냘픈 느낌이 드는 꽃이다. 보라색 꽃에 잎은 자주색을 띠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 꽃줄기 하나에 꽃이 하나씩 달려 무리지어 핀다. 예쁜 꽃에 걸맞지 않게 이름에 ‘깽깽이’가 붙었다. 깽깽이는 바이올린이나 해금 같은 악기를 속되게 부르는 말이기도 하고, 한 발을 들고 다른 한 발로 뛰어가는 모양을 뜻하기도 한다. 이름이 깽깽이다 보니 그럴듯한 이름 유래설이 제법 많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열매에 당분이 붙어 있는 부분이 있어 개미가 물고 가 필요한 부분만 먹고 씨앗은 한곳에 버리게 되는데, 이 탓으로 꽃이 마치 뜀박질 하듯 무리지어 피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흰얼레지 Erythronium japonicum f. album T.B.Lee 흰얼레지는 얼레지의 변종에 속한다. 흔히 알비노(albino)라 불리는 백색증은 동식물전반에 나타나는데, 보통은 행운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까지 단순한 변이 취급받던 흰얼레지는 정식으로 학명을 부여받았다. 사진의 얼레지는 10년전 쯤 곰배령에서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가는 길목 한 편에 숨어서 피어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함께 촬영했다. 두 해전 쯤 경기도의 한 산속에서도 비슷한 개체를 발견했는데, 완전한 흰색은 아니고 살짝 분홍빛이 어리는 개체였다. 얼레지의 이름에 대한 유래는 몇 가지 전해지는 것이 있다. 잎의 얼룩무늬에서 유래한 ‘어루러기’, 수캐의 성기를 뜻하는 ‘엘레지’(꽃 피기 전 봉오리가 닮았다)..

큰애기나리 Disporum viridescens (Maxim.) Nakai 5월 무렵 산기슭이나 등산로 주변에서 풀밭에서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얼핏 보면 거의 구분하기 힘든 애기나리와 사촌이다. 형제들 중에서 더 큰 형제가 있듯 애기나리보다는 큰애기나리가 꽃도 키도 더 크다. 모습이 조금 다른 친척으로는 금강애기나리와 윤판나물 등이 있다. 이명으로 불리는 이름은 더 재미있다. 애기나리는 가지애기나리, 큰애기나리는 중애기나리, 윤판나물은 대애기나리다. 금강애기나리는 진부애기나리로도 불린다. 금강애기나리는 고산식물이고, 흔히 점박이인데, 흰색으로 꽃이 피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흰애기나리로 달리 분류한다. 어쨌든 이들 집안은 너나할 것 없이 사진촬영이 쉽지 않다. 금강애기나리를 제외하고는 꽃..

미치광이풀 Scopolia japonica Maxim. 봄꽃들이 우르르 피어날 때 같이 피는 꽃이다. 비옥하고 부식질이 풍부한 땅, 반그늘진 곳을 좋아한다. 꽃은 자주색 종모양으로 피는데, 드물게 노란색으로 피기도 한다. 노란색 꽃이 피는 종은 ‘노랑미치광이풀(Scopolia lutescens Y.Lee)로 분류를 달리한다. 이름의 유래는 몇 가지가 있는데, 결론은 독이 있으니 먹지 말라는 뜻이다. 이우철 교수의 에 따르면 ‘광증(미친병)에 약용’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자료를 좀 더 뒤적여보니 한방에서는 낭탕근(莨菪根)으로 불리며 주로 소화기계통의 질병에 법제화해 아주 적은 양을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보기만하고 손대지 않는 것이 상책인 식물이다.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