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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산 속의 지배자 - 노루귀 본문

들꽃이야기/기고

이른 봄 산 속의 지배자 - 노루귀

이우형 2012. 2. 29. 10:12



 

노루귀
Hepatica asiatica Nakai

우리의 야생화 이름들을 가만히 되새겨 보면 참 재미있다. 그 이름의 의미가 꽃 어딘가에 꼭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노루귀는 그 대표적인 꽃 중에 하나다. 이른 봄, 계곡에 눈과 얼음의 흔적이 채 가시기도 전에 꽃을 피우는 노루귀는, 새싹이 돋을 때 노루의 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세 갈래로 갈라진 녹색 잎의 뒷면은 자주색을 띠며 솜털이 보송보송하게 돋아있다. 그 잎이 말린 채 올라오는 모습이 영락없는 노루귀를 닮았다.
하지만 노루귀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꽃색은 흰색, 분홍색, 남색 등이다. 색상도 옅거나 진해 훨씬 다양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흰색과 분홍색은 많지만 남색은 흔하게 만나기 쉽지 않다.
노루귀는 보기보다 흔한 꽃이다. 자생지 분포가 넓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곳에서나 자라지는 않는다. 때문에 노루귀를 보려면 자생지를 정확하게 알고 가야 한다. 다만 다른 꽃들 보다는 자생지가 많은 편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남쪽에서부터 서서히 노루귀와 복수초의 개화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수도권은 3월말경부터 노루귀를 만날 수 있다.

<월간 茶道 2012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