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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꽃의 민낯

17. 자연산, 그것도 공짜니까

이우형 2016. 4. 14. 14:27

자연산, 그것도 공짜니까

 

 

야생화를 좋아해 식물원을 만든 사람이 있었다. 오랫동안 고생해서 수집한 야생화를 여러 사람과 같이 보고 싶은 생각에 식물원을 공개한 그는, 곧 난감한 일과 마주쳤다. 식물원의 꽃들이 하나 둘 사라졌던 것이다. 가만히 지켜보니 구경 온 사람들 중에 신기하고 예쁘다며 꺾고 캐가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있었다. 얼마 후 그는 식물원 문을 닫아버렸다.

산을 오르다보면 여기저기 파인 흔적들을 만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누군가 마음에 드는 식물을 캐간 흔적이다. 어쩌다 꽃을 캐가는 사람을 만나 왜 캐가느냐?”고 물어보면 예뻐서란 대답이 돌아온다. 그리고는 주인 없는 것인데 캐면 안 되냐?”고 되묻는다.

예쁘면 여러 사람이 보게 두는 것이 맞고, 주인도 엄연히 있다. 주인 없는 산이 어디 있을까. 산에서 함부로 식물을 채취하다가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시무시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별나게 자연산을 좋아한다. 생선회를 떠올려 보라. 식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비슷하다. 자연에서 구하는 것이 먼저요, 구매는 어쩔 수 없는 경우다. 사진가들도 식물원 보다는 자연 상태에서 촬영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너도나도 한 손씩 거들게 되고 남채로 인한 멸종위기설까지 나오게 된다.

야생식물은 전문적인 재배 지식이 없으면 키우기 어렵다. 가져가봐야 거의 못 살린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그러니 자연을 찾을 땐 아니온 듯 다녀가려는마음가짐부터 챙기는 것이 맞지 싶다.


 



덩굴별꽃

Cucubalus baccifer var. japonicus Miq.

석죽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

철원, 2009815

Camera Tip

FUJI S3Pro, Nikkor 60mm Macro, f/6.7, 1/350, ISO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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