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들꽃이야기 (169)
들꽃소리

깽깽이풀 Jeffersonia dubia (Maxim.) Benth. & Hook.f. ex Baker & S.Moore 봄에 피는 꽃 중 유달리 가냘픈 느낌이 드는 꽃이다. 보라색 꽃에 잎은 자주색을 띠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 꽃줄기 하나에 꽃이 하나씩 달려 무리지어 핀다. 예쁜 꽃에 걸맞지 않게 이름에 ‘깽깽이’가 붙었다. 깽깽이는 바이올린이나 해금 같은 악기를 속되게 부르는 말이기도 하고, 한 발을 들고 다른 한 발로 뛰어가는 모양을 뜻하기도 한다. 이름이 깽깽이다 보니 그럴듯한 이름 유래설이 제법 많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열매에 당분이 붙어 있는 부분이 있어 개미가 물고 가 필요한 부분만 먹고 씨앗은 한곳에 버리게 되는데, 이 탓으로 꽃이 마치 뜀박질 하듯 무리지어 피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흰얼레지 Erythronium japonicum f. album T.B.Lee 흰얼레지는 얼레지의 변종에 속한다. 흔히 알비노(albino)라 불리는 백색증은 동식물전반에 나타나는데, 보통은 행운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까지 단순한 변이 취급받던 흰얼레지는 정식으로 학명을 부여받았다. 사진의 얼레지는 10년전 쯤 곰배령에서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가는 길목 한 편에 숨어서 피어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함께 촬영했다. 두 해전 쯤 경기도의 한 산속에서도 비슷한 개체를 발견했는데, 완전한 흰색은 아니고 살짝 분홍빛이 어리는 개체였다. 얼레지의 이름에 대한 유래는 몇 가지 전해지는 것이 있다. 잎의 얼룩무늬에서 유래한 ‘어루러기’, 수캐의 성기를 뜻하는 ‘엘레지’(꽃 피기 전 봉오리가 닮았다)..

전동싸리 Melilotus suaveolens Ledeb. 노란색 꽃이 조금은 성글게 모여서 총상화서(總狀花序, 송이꽃차례)를 이룬다. 꽃의 모양은 콩과식물의 다른 꽃과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할 뿐 아니라 유라시아 전역에서 자생하는 글로벌 식물이다. 전체 모양은 나무처럼 생겼지만, 실은 풀이다. 그것도 두해살이다. 한여름 길가나 들판 등 주로 하천가를 따라 비교적 흔하게 보인다. 이름 앞의 ‘전동’에 대한 유래는 딱히 알려진 바가 없다. 계명대학교 이종원 교수의 에는 ‘만주 중심으로 유라시안 대륙의 동쪽 모든 지역에서 관찰된다는 한자말 ‘全東(전동)’ 또는 온 동네의 ‘全洞(전동)’에서 유래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사진의 전동싸리는 대략 15~6년 전쯤 대부도에서 촬영한 것이..

쑥방망이 Senecio argunensis Turcz. 가을은 들국화의 계절이지만, 꽃들의 생김새가 모두 비슷해서 구별하기가 쉽지가 않다. 특히 노란색으로 피는 국화과 식물들은, 보통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꽃의 크기 말고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꽃의 크기까지 비슷하면 그냥 같은 식물로 치부하게 된다. 쑥방망이로 불리는 가을국화도 사데풀, 조밥나물 등과 구분이 쉽지 않다. 하지만 꽃이 같다고 줄기나 잎의 생김새까지 같지는 않다. 쑥방망이는 잎이 쑥을 닮았고 꽃이 솜방망이를 닮아서 이름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솜방망이는 줄기에 있는 솜털과 방망이를 닮은 꽃대 탓에 붙여진 이름이다. 어쨌든 이들 집안 중 방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들은 쑥방망이, 솜방망이 외에도 금방망이 산솜방망이, 국화방망이, 삼잎..

털여뀌 Persicaria orientalis (L.) Spach 여뀌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은 대체로 마디풀과에 속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종류는 40여종이 넘는다. 마디풀과의 다른 풀들과 마찬가지로 여뀌도 흔히 잡초 취급을 받고 있다. 그나마 털여뀌는 꽃도 크고 풍성해보여 관상용으로 뜰에 심기도 한다. 줄기에 잔털들이 많아 털여뀌라는 이름을 얻었다. 흔히 ‘노인장대’로도 불린다. 사진의 털여뀌는 수원 칠보산에서 촬영했다. 10년이 넘은 사진인데, 새삼 세월의 무상함이 와닿는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까실쑥부쟁이 Aster ageratoides Turcz. 입추, 말복이 지나 무더위가 시간을 줄여나가기 시작할 무렵 들국화들이 피기 시작한다. 쑥부쟁이는 개미취와 더불어 가을을 대표하는 들국화다. 대부분 꽃이 비슷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구별이 쉽지 않다. 국가생물종지식시스템에는 쑥부쟁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Aster속 식물만 13종에 이른다. 까실쑥부쟁이는 잎을 만지면 까칠까칠한 느낌이 들어 ‘까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벌개미취와 함께 관상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사진의 까실쑥부쟁이는 화악산에서 촬영했다. 촬영일은 10년도 더 지난 2008년 8월말인데, 촬영할 때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마도 촬영 당시 닻꽃과 금강초롱을 함께 담았던 기억의 흔적이 탓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