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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꽃의 민낯

1. 야생화 탐사

이우형 2015. 10. 5. 16:34


야생화 탐사

 

야생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탐사(探査)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맞을까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여전히 야생화의 생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냥 사진만 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촬영해 놓고도 분류하지 못한 꽃이 적지 않다. 더군다나 사진만으로는 나중에 분류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아 손 놓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탐사라고 쓰고 촬영이라고 읽는 것이 맞는 듯싶다.

그래도 지난 10년간의 사진을 보면서 참 열심히 다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생태를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이름을 알고 지내는 꽃은 참 많아졌다. 그냥 잡초들이 이름을 통해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경험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렌즈를 통해 들여다 본 우리 야생화는 더 아름답다.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예쁘고, 민낯 그대로 만나는 얼굴은 사랑스럽다.

가끔 일부러 정말 작은 꽃들만 촬영할 때가 있다. 깨알같이 작은 꽃들의 민낯은 렌즈를, 그것도 마크로 렌즈와 접사링의 조합이 아니고는 쉽게 볼 수 없다.

꽃마리, 꽃받이, 개미탑, 석류풀, 제비꿀, 선피막이, 마디꽃, 구와말, 올챙이솔 등등.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지 않았으면 절대 인사를 나눌 수 없었던 들판의 작은 꽃들 중 얼핏 기억나는 이름들이다.

그대들! 만나서 반갑고 행복했다. 앞으로도 계속 눈 맞추며 인사 나눌 수 있기를…….

 



개감수

Euphorbia sieboldiana Morren & Decne.

● 대극과의 여러해살이풀

● 문경 새재, 2014년 4월 26일

◎ Camera Tip

Nikon D4, Nikkor 60mm Macro, f/5.6, 1/640초, ISO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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