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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꽃의 민낯

14. 야생화를 찍는 이유

이우형 2016. 3. 7. 17:03



야생화를 찍는 이유

 

가끔 사람들로부터 왜 야생화 사진을 찍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왜일까? 솔직히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다. 돌이켜보니 대답을 하기는 했던 것 같다. “꽃은 도망가지 않으니까가 그 대답이었다.

야생화들은 계절마다 자신의 때를 알고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킨다. 그 때를 맞춰 찾아가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그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또 하나 야생화는 까칠하지가 않다.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도록 허락해준다. 인물 촬영은 모델과의 호흡이 대단히 중요하다. 풍경사진은 시간과 환경이 중요하고, 보도사진은 찰나를 놓치면 안 된다.

물론 야생화 사진도 때와 기다림이 중요하다. 한번 때를 놓치면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러나 일단 만나면 다른 피사체에 비해 훨씬 유연한 조건을 제공해준다. 찾아가는 수고와 노력을 논외로 한다면 그렇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즐거움설렘이다. 사진을 촬영하는 일은 늘 즐겁다. 지나가는 찰나를 담아두는 것도, 흘러가는 시간 속 멋진 모습들을 잘라 오래도록 소유할 수 있다는 것도 즐겁다.

야생화는 즐거움에 더해 설레는 마음까지 선물한다. 설렘의 이유는 모른다. 분석하고 싶지도, 답을 찾고 싶지도 않다. 그냥 그 느낌 그대로 온전히 즐기고 싶다.

 



 

매실나무

Prunus mume (Siebold) Siebold & Zucc.

장미과의 낙엽소교목

화성, 2014329

Camera Tip

Nikon D300s, Sigma 150mm Macro,

f/2.8, 1/1000, ISO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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