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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대우조선해양에서 바라 본 하늘 풍경. 맑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거대한 크레인들로 가득하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기다란 크레인이 골리아스 크레인이다. 당시 조선은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우리의 선박건조 능력은 세계 최고를 자랑했다.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산업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조선업이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 사진을 촬영할 당시의 호황기로 다시 접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독일의 온천 도시 바덴바덴(Baden-Baden)에 도착했다.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서 프라이부르크(Freiburg)로 가는 길에 점심과 휴식을 겸해 잠시 들른 참이었다. 아담하고 작은 도시는 번잡하지 않고 조용했다. 비는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했지만 도시를 둘러보는 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바덴바덴의 역사는 제법 길다. 이 도시는 원래 3세기경 로마의 요새로 건설됐다고 한다. 이후 건설과 파괴, 재건 등의 과정을 몇 차례 거쳤고, 1808년 이후 지금의 온천휴양지로 유명해졌다고 전해진다. 바덴(Baden)은 독일어로 ‘목욕을 하다’라는 의미가 있으니, 도시 이름과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다. 시내는 다른 유럽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거리를 간직하..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 입구에 위치한 성 바실리성당(Cathedral of St. Basil the Blessed). 1561년 지어졌다. 러시아정교의 사원으로 200년간 러시아를 지배하고 있던 몽골의 칸 카잔을 러시아 황제 이반 4세가 굴복시킨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러시아의 전통 목조건축술과 비잔틴 및 서유럽의 석조 건축술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가장 러시아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겨울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은 황량하고 을씨년스럽다. 첫 인상이 그랬다. 하지만 광장을 가로질러 끝에 이르면 마치 동화나 만화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건축물을 만나게 된다. 성 바실리성당이다. 붉은 벽에 아이스크림을 얹어 놓은 듯한 양파모양의 돔이 인상적이다. 녹색, 파랑, 흰색, 노랑 등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동화..
옛날부터 성곽은 도시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역시 성(城)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숱하게 많은 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는 방어와 공격에 유리한 산성(山城)을 지역마다 축조해 전란에 대비했다. 중국의 성이 대부분 평지에 지어진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성은 산성이거나 평지와 산이 이어지는 평산성(平山城)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고 평지성(平地城)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려 때부터 주요지방도시에 건축되기 시작한 읍성(邑城)이 대표적이다. 특히 해안지역에 있는 마을 대부분에는 읍성이 존재했다고 한다. 사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최대 104개의 읍성이 존재했다는 기록도 있다. 읍성은 조선말까지 원형을 유지한 채 이어져 왔지만,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사진을 하면서 남들 다 찍는 사진이지만, 꼭 한 번은 촬영해보고 싶은 장면, 또는 장소들이 있다. 군산의 경암동 철길마을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게으른 탓에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실행에는 결국 옮기지 못했다. 경암동 철길마을의 철도가 만들어진 것은 1944년 해방을 한 해 앞둔 해였다. 제지 공장에 신문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조성된 이 철길 옆으로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 철길마을이 조성됐다. 자료에 따르면 이 철길은 1950년대 중반까지는 ‘북선 제지 철도’로, 1970년대 초까지는 ‘고려제지 철도’ 이후에는 ‘세대 제지선’ 또는 ‘세풍철도’로 불렸다고 한다. 이후 세풍그룹이 부도나면서 이 제지회사를 새로 인수한 회사의 이름을 따 ‘페이퍼코리아선’으로 불렸단다. 어쨌거나 좁은 골몰길 같은 ..
20년 훨씬 넘게 지방 취재로 전국 각 지역을 돌아다닌 덕에 고속도로 휴게소는 무척이나 익숙한 존재였다. 1990년대의 휴게소는 어딜 가나 비슷했다. 지역에 따라 판매되는 주요 생산물이 바뀌는 정도만 차이가 났다. 식사도 대부분이 자율배식 형태였다. 물론, 이 자율배식 반찬도 휴게소 마다 맛있는 것들이 있었고, 꽤나 괜찮은 음식을 파는 곳도 더러 있었다.요즘 휴게소는 도로공사에서 직접 운영하지 않고, 임대를 한 곳이 많다. 입점업체들도 도심의 푸드코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자판기 커피가 아닌 브랜드 커피도 마실 수 있고, 쉬면서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이러한 휴게소의 변화를 가장 격하게 느꼈던 곳이 바로 ‘덕평자연휴게소’였다. 경기도에서 발행하는 경제잡지를 만들면서 주 취재 영역이 경기도가 됐고, 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