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소리
하늘색 그리움 - 갯완두 본문
갯완두
Lathyrus japonica Willd.
더위가 막 느껴지지 시작하는 5월에 찾은 신두사구는 작은 사막을 연상시켰다.
충남 태안의 바닷가에 자리 잡은 이 사구는 천연기념물 제431호이자 해양생태계 보전지역 제1호로 지정된, 정말 특별한 모래밭이다. 독특한 생태환경만큼이나 이곳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도 특별하다. 사막을 걷듯 모래를 느끼며 걷다보면 통보리사초, 갯방풍, 해당화 등 다양한 해안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어쩌다 표범장지뱀, 종다리, 맹꽁이, 금개구리와 같은 동물들과 눈인사 나누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이 특별한 친구들 사이에서 만난 꽃이 갯완두다. 우리나라 해안 거의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갯완두는 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뜨거운 모래밭에 뿌리를 묻고 바다를 향해 짙은 보랏빛 꽃을 피운 모습은 마치 아프리카 말리, 사하라사막에 사는 푸른 옷의 투아레그족을 연상시킨다.
사진 속 갯완두는 긴 모래톱 건너 푸른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가만히 보고 있자니 왠지 ‘기다림’과 ‘그리움’이 겹쳐진다.
<월간 茶道 2010년 5월호, 야생초가 있는 풍경>
'들꽃이야기 > 기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종결자 - 너도바람꽃 (0) | 2011.03.02 |
---|---|
우린 가장 낮게 피어 가장 높은 곳을 봐 - 족도리풀 (0) | 2011.01.25 |
우리가 피면 봄이 시작된거야 - 변산바람꽃 (0) | 2011.01.07 |
신부의 부케처럼 - 개쓴풀 (1) | 2010.11.03 |
나는 여전히 목마르다 - 물달개비 (0) | 2010.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