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소리

하늘색 그리움 - 갯완두 본문

들꽃이야기/기고

하늘색 그리움 - 갯완두

이우형 2010. 9. 7. 15:19

 


갯완두

Lathyrus japonica Willd.


더위가 막 느껴지지 시작하는 5월에 찾은 신두사구는 작은 사막을 연상시켰다.

충남 태안의 바닷가에 자리 잡은 이 사구는 천연기념물 제431호이자 해양생태계 보전지역 제1호로 지정된, 정말 특별한 모래밭이다. 독특한 생태환경만큼이나 이곳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도 특별하다. 사막을 걷듯 모래를 느끼며 걷다보면 통보리사초, 갯방풍, 해당화 등 다양한 해안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어쩌다 표범장지뱀, 종다리, 맹꽁이, 금개구리와 같은 동물들과 눈인사 나누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이 특별한 친구들 사이에서 만난 꽃이 갯완두다. 우리나라 해안 거의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갯완두는 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뜨거운 모래밭에 뿌리를 묻고 바다를 향해 짙은 보랏빛 꽃을 피운 모습은 마치 아프리카 말리, 사하라사막에 사는 푸른 옷의 투아레그족을 연상시킨다.

사진 속 갯완두는 긴 모래톱 건너 푸른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가만히 보고 있자니 왠지 ‘기다림’과 ‘그리움’이 겹쳐진다.


<월간 茶道 2010년 5월호, 야생초가 있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