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야생화 (142)
들꽃소리

반하 Pinellia ternata (Thunb.) Breitenb. 여름의 중간. 마치 학이 고개를 들고 있는 듯 보이는 이 식물의 이름 ‘반하(半夏)’의 풀이다. 5월에 생산되기 때문에 반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반하를 보고 어떤 이들은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지만, 필자의 눈에는 그저 초록색 옷을 입은 학처럼 보인다. 천남성과 식물답게 알뿌리가 있으며, 독초로 분류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를 약재로 사용한다. 가래, 천식, 담으로 인한 두통, 어지럼증, 가슴답답증, 구토, 인후통, 등 부위에 난 종기 등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의 반하는 시골 농장에서 촬영했다. 이듬에 다시 만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시 보지는 못했다.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참골무꽃 Scutellaria strigillosa Hemsl. 꽃이 골무를 닮았다고 하여 골무꽃으로 불린다.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인 골무풀은 자라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자생하는 종류가 무려 스무 종 가까이 된다. 이번 달의 주인공인 참골무꽃은 해변 모래땅에서 만날 수 있다. 꽃색은 밝은 보라색에 가까운데, 사진의 꽃은 청색이 더 강하게 촬영됐다. 앞에 ‘참’이 붙은 것은 ‘진짜’라는 의미다. 왜 ‘진짜’라고 부르는 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바닷가 거친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산속에서 마주치는 사촌들보다 더 강인하게 보이기는 한다. 키는 10~40cm 정도. 한 쌍씩 짝을 지어 꽃을 피운다. 사진의 참골무꽃은 영흥도 해변에서 만났다.

멍석딸기 Rubus parvifolius L. 숲 가장자리나 임도 주변 등 양지바른 곳에서 비교적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꽃이 필 때는 꽃의 색과 모양이 다르지만, 열매는 비슷하게 맺혀 흔히들 산딸기라고 퉁치는, 그런 딸기다. 말이 산딸기지 족보는 상당히 복잡하다. 멍석딸기는 꽃의 모양이 연분홍에 꽃잎도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이름에 ‘멍석’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 멍석이 아니다. 김종원 교수의 에는 비슷한 이름을 가진 ‘멍덕딸기’의 옛기록 한자명 표기 누전표(耨田藨)에서 그 기원을 찾고 있다. 이름 뒤의 쥐눈이콩 표(藨)가 딸기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말 그대로 딸기가 우거진 밭을 김맨다는 의미라는 것. 그 멍덕이 기재되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다가 멍석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이우철 교수의 에는 멍덕딸기..

큰애기나리 Disporum viridescens (Maxim.) Nakai 5월 무렵 산기슭이나 등산로 주변에서 풀밭에서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얼핏 보면 거의 구분하기 힘든 애기나리와 사촌이다. 형제들 중에서 더 큰 형제가 있듯 애기나리보다는 큰애기나리가 꽃도 키도 더 크다. 모습이 조금 다른 친척으로는 금강애기나리와 윤판나물 등이 있다. 이명으로 불리는 이름은 더 재미있다. 애기나리는 가지애기나리, 큰애기나리는 중애기나리, 윤판나물은 대애기나리다. 금강애기나리는 진부애기나리로도 불린다. 금강애기나리는 고산식물이고, 흔히 점박이인데, 흰색으로 꽃이 피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흰애기나리로 달리 분류한다. 어쨌든 이들 집안은 너나할 것 없이 사진촬영이 쉽지 않다. 금강애기나리를 제외하고는 꽃..

미치광이풀 Scopolia japonica Maxim. 봄꽃들이 우르르 피어날 때 같이 피는 꽃이다. 비옥하고 부식질이 풍부한 땅, 반그늘진 곳을 좋아한다. 꽃은 자주색 종모양으로 피는데, 드물게 노란색으로 피기도 한다. 노란색 꽃이 피는 종은 ‘노랑미치광이풀(Scopolia lutescens Y.Lee)로 분류를 달리한다. 이름의 유래는 몇 가지가 있는데, 결론은 독이 있으니 먹지 말라는 뜻이다. 이우철 교수의 에 따르면 ‘광증(미친병)에 약용’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자료를 좀 더 뒤적여보니 한방에서는 낭탕근(莨菪根)으로 불리며 주로 소화기계통의 질병에 법제화해 아주 적은 양을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보기만하고 손대지 않는 것이 상책인 식물이다.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

동강할미꽃 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 동강할미꽃은 우리나라 야생화 중 특별하게 인기가 많고 축제까지 열리는 꽃이다. 석회질이 풍부한 바위틈에서 자라며, 특히 동강 유역을 따라 많이 분포해 이름 앞에 동강이 붙었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할미꽃과 비슷하지만 꽃이 하늘을 향해 핀다는 점과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꽃 색은 연분홍, 붉은 자주, 청보라 등이다. 무엇이든 너무 특별하거나 예쁘면 수난을 겪기 마련. 동강할미꽃도 해마다 봄이면 몰려드는 인파와 사진가들로 몸살을 앓는다. 매년 봄 강원도 정선군 귤암리 일대에서는 동강할미꽃 축제가 열린다.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