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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구절초 Dendranthema zawadskii var. latilobum (Maxim.) Kitam. 가을이면 숲과 들을 수놓은 꽃이다. 흔히 들국화로 불리며, 가을에 피는 숱한 국화들을 대표한다. 사실 가을에 피는, 우리가 흔히 들국화라고 부르는 꽃들을 일일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구절초만 하더라도 바위구절초, 산구절초, 포천구절초, 한라구절초 등등으로 분류되고, 비슷한 개미취 형제들, 쑥부쟁이 집안과 같이 가을 산과 들에 피는 국화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구절초라는 이름은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꺾어 말려 약으로 쓰는 식물이라는 한방명에서 유래했다. 요즘은 관상용으로도 많이 심고, 식물원이나 수목원 등에서도 가을이면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국화과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산박하 Isodon inflexus (Thunb.) Kudo 야생화를 촬영하다보면 꽃은 같은데,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식물들이 제법 있다. 꽃이 같더라도 식물체의 모양이 확실히 구분되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낭패다. 산박하와 오리방풀, 방아풀이 그런 경우다. 굳이 구분을 한다면 산박하와 오리방풀은 잎의 모양이, 방아풀은 꽃의 모양이 조금 다른 정도다. 물론 식물학자들이 구분하는 방법은 더 다양하고 정교하겠지만…. 산박하라는 이름은 일본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박하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박하향은 나지 않는다. 김종원 교수의 에는 ‘박하는 향을 의미하는 멘타속(Mentha)이지만, 산박하는 이소돈속(Isodon)이다. 꽃의 위쪽 입술(上脣)이 정확하게 똑같은(iso, 등) 모양으로 갈라..
수까치깨 Corchoropsis tomentosa (Thunb.) Makino 깨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궁금했다. 잎이 들깨를 닮아서? 아니면 씨가 참깨처럼 생겨서? 암튼 풀치고는 제법 키가 크고, 새로 나온 10원짜리 동전만한 노란꽃이 핀다. 꽃이 지면 작은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특별히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볼 수록 정감이 가는(개인적으로는) 묘한 분위기의 꽃이다. 이우철 교수의 에는 수까치깨라는 이름에 대해 ‘미상’이라고 밝히고, 푸른까치깨, 참까치깨, 민까치깨, 암까치깨 등의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반면 김종원 교수의 에는 까치깨라는 이름이 ‘까마귀의 깨’를 의미하는 일본이름 ‘가라수노고마(烏の胡麻)’에서 온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름 앞에 ‘수’가 ..
영아자 Asyneuma japonicum (Miq.) Briq. 이름도 독특하고 꽃도 예사롭지 않다. 문제는 독특한 이름 ‘영아자’의 유래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1930년대말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명조사서인 에는 ‘염아자’로 기록되었다가, 1950년대 중반 발간된 에 ‘영아자’로 이름이 바뀐 변천사 정도만 알려져 있다. 보라색으로 피는 꽃은 마치 머리를 풀어헤치고 있는 듯하다. 뒤로 말린 5장의 긴 꽃잎, 끝이 3갈래로 갈라져 동그랗게 말린, 앞으로 툭 튀어 나온 긴 암술대가 연출하는 모습이다. 어쨌거나 여름 산행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식물로, 어린잎은 나물로 이용한다. 최근에는 농가에서 새로운 소득작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사진은 올여름 폭염 속 짧은 산행에서 만난 영아자꽃이다...
좀목형 Vitex negundo var. incisa (Lam.) C.B.Clarke 모형(牡荊)이라는, 중국에서 유래한 나무를 닮았다고 해서 좀목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모형 보다 작다는 뜻으로 좀모형으로 불렸는데, 발음이 변해 좀목형으로 변했다는 것. 이우철 교수의 에는 ‘좀(작은) 목형이라는 뜻의 일명’이라고 되어있다. 꽃의 모양이 눈에 익다는 생각이 든다면 순비기나무의 꽃을 기억하는 사람이다. 순비기나무는 바닷가 모래위에 줄기를 뻗으며 자라고, 좀목형은 2m 높이 정도까지 자란다. 두 나무 모두 추위와 바닷바람에 견디는 힘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비기나무를 내륙에 이식해 잘 키우고 있는 경우를 제법 많이 볼 수 있다. 자생지가 바닷가지 자라는 곳을 가리지는 않는 듯하다. 좀목형은 꿀이 많아..
부레옥잠Eichhornia crassipes (Mart.) Solms 7~8월은 무더위와 함께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꽃을 피운다. 호수나 연못 등에서 만나는 연꽃도 반갑고, 작은 둠벙이나 논에서 눈 맞춤하는 물질경이, 어리연, 보풀 등등 작은 물꽃들도 정겹다. 부레옥잠도 그런 반가운 물꽃 중 하나다. 부레옥잠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꽃자루가 물고기의 부레처럼 부풀어 올라 물에 뜨는 옥잠화라는 뜻이다. 화려한 꽃잎의 무늬는 터키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나자르 본주(Nazar Boncugu)’를 닮았다. 봉안란(鳳眼蘭)이라는 이름도 보이는데 꽃잎의 무늬에서 따온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에 떠다녀 부평초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이 이름은 개구리밥도 가지고 있다. 물옥잠과의 여러해살이물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