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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그리는 뜨거운 마음 - 석산 본문

들꽃이야기/기고

그대를 그리는 뜨거운 마음 - 석산

이우형 2014. 9. 30. 10:44




석산

Lycoris radiata (L’Her.) Herb.

 

원산지가 중국인 석산(石蒜)은 상사화의 사촌이다. 우리나라에서 꽃무릇이라는 이름도 얻었지만, 정명은 석산이다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인경(鱗莖)이라고 하는 비늘줄기로 번식을 한다.

상사화라는 이름은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데서 유래한다. 상사화의 잎은 봄에 올라와 여름에 마르고, 잎이 마른 다음 꽃이 피기 때문에, 만나지 못하는 연인을 연상해 붙여진 이름이다. 석산은 꽃이 시들면 새잎이 올라와 월동을 하고 꽃이 피기 전 마른다

석산이라는 이름은 이름 그대로 돌마늘이란 뜻으로, 인경의 모습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사촌들로는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흰상사화, 백양꽃 등이 있다.

석산은 주로 남해안 일대의 사찰에서 많이 만날 수 있으며, 특히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석산) 군락이 유명하다.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에서도 9~10월이면 군락을 만날 수 있다

얼마전 뉴스에서 선운사의 석산 군락지가 사진촬영 온 사람들에 의해 심하게 훼손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연을 담는 사진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피사체를 담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믿는다. 조금 투박해도 오히려 그 편이 훨씬 더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기다리고, 이해하고, 다시 보고, 다르게 보고, 새롭게 보기 위한 노력이 좋은 작가의 조건이 아닐까 싶다.  

사진의 석산 군락은 남부지방이 아닌 서울 성북구에 있는 길상사에서 만났다. 강렬한 가을햇볕 아래 무리지어 있는 석산은 화려하다 못해 장엄하기까지 하다.

<월간 茶道 2014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