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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봉래꼬리풀Veronica kiusiana var. diamantiaca (Nakai) T.Yamaz. 꼬리풀은 우리나라 각 처에서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이다. 꽃이 피는 모양이 동물의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꼬리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꼬리풀은 종류도 많아 국내에 10여종 정도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현삼과 식물이지만, ‘전주물꼬리풀’처럼 꿀풀과나 ‘여우꼬리풀’처럼 백합과의 식물 등이 꽃모양 때문에 꼬리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경우도 있다. ‘봉래꼬리풀’은 이름에서 최소한 3개의 정보를 알 수 있다. 봉래는 금강산의 여름 이름이니, 이 꽃은 금강산에서 여름에 피는 꼬리풀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금강산 비로봉 인근에 자생지가 있다고 한다. 남쪽에는 설악산에 협소하게 자생지가 분포하는 것..
땅귀개 Utricularia bifida L. 우리나라 야생화들 중 많은 꽃들이 정말 집중해서 찾지 않으면 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꽃만 클로즈업해 촬영하면 사람들은 그 꽃이 제법 크다고 생각해 어디가면 볼 수 있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꽃이 ‘꽃마리’다. 이름도 예쁘지 않은가? 실은 꽃대가 말려서 올라와 천천히 펴지며 꽃망울을 차례로 터트린다. 말려 있는 꽃대에서 꽃이 차례로 피기 때문에 꽃마리란 이름이 붙었다. 어쨌거나 이 꽃은 주변 잔디밭이나 담 옆 등에서 흔하게 피는 일명 ‘잡초’(?)다. 꽃의 크기가 거의 2~3mm 정도. 그러니 안 보일 수밖에……. 땅귀개도 비슷하다. 다만 이 꽃은 산속의 습지에서 자란다. 바닥에 물기가 많은 젖은 땅에 햇볕이 잘 드는 그런 곳에서 자란다. 물론 흔..
닻꽃 Halenia corniculata (L.) Cornaz 왜 이름이 닻꽃인지 꽃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꽃의 모양이 배를 고정시키는 닻을 닮았다. 닻꽃은 산림청에 의해 멸종위기식물(국가단위)로 지정되어 있는 귀한식물이다. 대표적인 자생지는 가평의 한 산이다.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도 자생한다. 야생화 촬영을 하는 사람들에게 식물의 자생지를 밝히는 것은 일종의 금기다. 특히 보호식물은 더욱 그렇다. 알려지면 워낙 훼손이 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닻꽃의 자생지는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어찌 보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겪이지만 그래도 가능한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야생화 훼손은 심각한 문제다. 최근 개발과 관련해 무분별하게 훼손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들에 의해 훼손되는 경..
애기송이풀 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든 꽃들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멸종위기종이란 꼬리표가 붙은 식물의 얼굴을 보기란 정말 힘들다. 애기송이풀이 그런 꽃들 중 하나다. 식물을 찾으러 다니다 보면, 도감의 사진과 설명만으로 불충한 경우가 많다. 분명히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찾으러 나섰는데 막상 만나면 기대와 다른 경우다. 처음 애기송이풀을 찾으러 나섰을 때, 이 꽃이 바닥에 붙어서 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도감에는 잎의 길이나 꽃대의 길이에 대한 설명은 있지만 그게 쉽게 와 닿질 않기 때문이다. 2006년 봄, 말로만 듣고 찾아가 계곡을 뒤진 끝에 애기송이풀을 만났다. 처음에는 한 곳에서 오롯이 모여 있어 ‘아! 여기뿐인가 보다’..
여행, 삶의 쉼표 긴 겨울 끝자락에서 봄을 만나다 봄, 그리고 야생화 유난히 텃새가 심했던 겨울추위도 봄기운은 막을 수 없나 보다. 2월이 끝나갈 무렵이면 어느 틈에 봄 햇살이 겨울을 비집고 들어온다. 동시에 마음도 분주해진다. 머릿속에는 지난해 만났던 봄꽃들의 안부가 궁금해지고, 어느 계곡 양지 녘에 피어 있을 야생화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겨우내 묵혀 두었던 사진장비들이 다시 빛을 발하고, 먼지 쌓였던 등산화에는 생기마저 감돈다. 겨울을 털고 일어나 봄 야생화로 이른 봄을 맞이해보자.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 줄 것이다.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Y.Sun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변산바람꽃이나 노루귀 등 한송이만 피어 있는 꽃을 촬영할 때는 가..
너도바람꽃 Eranthis stellata Maxim. 유난히 이른 봄 꽃을 피우는 식물이 바람꽃들이다. 너도바람꽃도 2월말이면 이미 채 녹지 않은 계곡을 따라 꽃을 피운다. 우리나라 꽃 이름 중 ‘너도’, ‘나도’라는 이름의 꽃들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는 없고, 말 그대로 “너만 바람꽃이냐 나도 바람꽃이다”, “그러고 보니 너도 바람꽃이네” 뭐 이런 소리다. 너도바람꽃의 하얀 꽃잎은 사실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이다. 꽃잎은 꽃술과 꽃받침 사이에 있는 노란색 꿀샘이 있는 부분이다. 사진은 천마산에서 촬영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림청에 의해 보호식물로 관리되고 있다.-월간 2011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