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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 이 끝났습니다.2주라는 제법 긴 시간이었고, 직장생활을 하는 저로서는 매 순간 전시장에 함께 하질 못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사진집 한 권 내보겠다는 욕심이 두 번의 전시회로 이어져스스로도 당황스럽기는 했습니다.언제 다시 전시회를 열게 될지, 또 책을 출판하게 될지는 기약이 없습니다.다만,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사진도 글도 쓰게 될 것 같습니다.조금은 더 진지하게...음으로 양으로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그리고 서툰 것들에 보내주신 격려도 잊지 않겠습니다.언제나 하나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찾으면 찾으리라 2008년 여름 서해안의 한 섬을 방문하자는 연락이 왔다. 거기에 아주 오랜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특별한 식물이 있다고 했다. 한적한 해변에 무릎까지 오는 식물들이 둑을 따라 빼곡히 자라고 있었다. ‘개정향풀’을 그렇게 만났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개정향풀의 발견 소식은 2005년 뉴스에 크게 보도된 적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10년대 일본 학자가 만든 표본 외에는 전해지는 것이 없고, 가까이는 1977년 여름 이영노 박사가 충북 단양에서 꽃이 피지 않은 몇 개체를 촬영해 한국식물도감에 실은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외로 한 번 발견되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개정향풀 군락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무렵 ‘이거 못 찾은 거야? 안 찾은 거야?’하는 의문까지 들었었다..
60마 예찬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각종 장비들의 이름을 줄여 별칭으로 부르는 버릇이 있다. 캐논의 100㎜ 마크로 렌즈는 ‘백마’, 흔히 사용하는 70-200㎜ 줌 렌즈는 ‘백통’, 85㎜ 렌즈는 ‘만두’ 등으로 부른다. 필자가 야생화 촬영 때 주로 사용하는 렌즈는 니콘의 60㎜ 마크로 렌즈다. 이름하여 ‘60마’. 요즘 나온 신형이 아니고, 구형이다. 대략 10년 전에 중고품을 구입해 아직도 잘 쓰고 있다. 야생화 사진의 거의 대부분이 이 ‘60마’와의 합작품이다.세월에 걸맞게 곳곳에 상처가 나 있고, 함께 따라왔던 UV 필터에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가끔 신형 렌즈의 성능이 궁금해질 때가 있지만, 여전히 생생한 오랜 지기(知己)의 노익장만큼 미더워 보이지 않아 이내 눈길을 돌리고 만다...
수리산 유감 변산바람꽃은 이름 그대로 변산에서 처음 발견된 꽃이다. 2006년 2월 말경인가 부안 일대를 돌면서 변산바람꽃을 촬영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꽃인 줄 알았다. 마을 뒤 밭둑과 산언저리에 몇 개체씩 무리지어 피어 있었다.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는 변산바람꽃을 ‘땅꽃’이라고 불렀다. 그 때도 유명세 탓에 제법 많은 사진가들이 와 있었다. 그 변산바람꽃이 경기도 일대에서도 자라고 있다. 이중 많이 알려진 자생지는 풍도와 수리산이다. 수리산의 자생지를 처음 방문한 것은 2008년 봄이었다. 임도 옆으로 보일 듯 난 산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계곡 주변으로 변산바람꽃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당시에는 군락지란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개체수도 많았다. 두 번째 방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