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들꽃이야기/나, 귀하신 몸이야! (13)
들꽃소리
노랑무늬붓꽃[Iris odaesanensis Y.N.Lee] -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현재 멸종위기식물로 보호받고 있다. 하얀꽃잎에 노랑무늬가 들어있어 노랑무늬붓꽃이란 이름을 얻었다. 자생지는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의 산지로 비교적 넓게 분포되어 있고, 개체수도 많은 편이다. 자생지를 잘 알고 때를 맞춰 찾아가면 더 없이 좋겠지만, 전업이 아닌 다음에야 항상 시절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가끔 운이 좋으면 뜻하지 않게 반가운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 사진의 노랑무늬붓꽃이 그런 얼굴이다. 5월초의 긴 연휴를 맞아 떠난 여행에서 노랑무늬붓꽃을 만났다. 꽃을 촬영하러 간 여행은 아니었지만, 카메라를 메고 다닌 탓에 반가움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10년 정도 야생화..
애기송이풀[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이다. 다른 이름으로 천마송이풀이 있는데, 이는 개성의 천마산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자생지가 국내에 한 두 곳 정도로 알려졌지만, 최근 가평, 연천, 횡성, 경주, 제천, 거제 등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을 찾은 것은 4월 말이었다. 맑고 화창한 날씨와 따뜻한 햇살 탓에 기분은 상쾌했다. 목표는 애기송이풀이었다. 애기송이풀은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힌트는 이곳에서 애기송이풀을 발견했다는 사람이 올린 한 장의 풍경사진이었다. 어쨌거나 그 사진으로 대략의 위치를 알 수 있었고, 인근을 헤맨 끝에 자생지를 발견했다. ..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 L.f.] - 마편초과의 낙엽활엽 관목으로 바닷가에서 자란다. 해변의 모래 위나 자갈 위에서 줄기를 뻗어 자라며, 바닷물에 닿아도 죽지 않는다. 추위에 견디는 힘도 강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태평양 연안을 따라 다양한 곳에 분포한다. 종자나 삽목 등을 통해 번식이 가능하며, 실제로 내륙에서 삽목을 통해 재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순비기나무를 처음 만난 곳은 경기도 서해안의 한 작은 섬에서였다. 이곳 해안에는 두 종류의 순비기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하나는 원래의 색인 보랏빛 꽃을 피우는 것과 특이하게도 흰색 꽃을 피우는 두 가지였다. 흰색 꽃을 피우는 나무는 잎의 색도 더 엷은 녹색을 띄었다. 너무 쉽게 만나다 보니 흰색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
대흥란[Cymbidium macrorrhizum Lindl.] - 난과식물로 부생식물(腐生植物)이다. 부생식물이란 동․식물의 사체․배설물 등을 분해해 생긴 유기물을 생활에 필요한 영양원으로 하는 식물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사물기생식물이라고도 부른다. 종속영양식물이며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할 능력이 없는 식물이다. 따라서 잎도 없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자란다. 요즘은 야생화 촬영을 하러 떠나는 날이 아주 뜸해졌다. 특별히 게을러진 것도 아닌데, 어찌하다보니 자주 가지를 못한다. 지난해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빡세게 돌아다녔던 날은 기억에 선하다. ‘대흥란’을 찍으러 갔던 때가 그랬다. 대흥란을 보러 가자는 소리에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콜’하고 강원도로 떠났다. 삼척에서 아는 분을 만나 그 ..
금강애기나리[Streptopus ovalis (Ohwi) F.T.Wang & Y.C.Tang var. ovalis] - 고원지대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와 만주 일대에 분포한다. 국내의 자생지로는 경기도 가평․포천, 강원도 양구․양양․인제․정선․태백․평창․홍천, 전북 무주, 경남 산청 등이다. 4~6월 경 꽃을 피우고, 붉은 색 열매가 달린다. 높이는 대략 40cm 전후다. 산림청에 의해 희귀식물 약관심종으로 지정됐다. 흔히 이름 앞에 ‘금강’이 붙으면 금강산에서 발견됐고, 고산식물이라고 보면 얼추 맞다. 그런 점에서 ‘금강애기나리’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것은 ‘진부애기나리’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진부에서 채집되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싸리재와 금대봉은 흥미진진..
갈퀴현호색[Corydalis grandicalyx B.U.Oh & Y.S.Kim] -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특산식물이다. 4월에 꽃이 피며 4~5개에서 많게는 10여개의 꽃이 총상화서로 달린다. 일반 현호색과는 달리 꽃잎(화통) 옆으로 꽃받침이 발달해 마치 날개모양을 하고 있다. 이 꽃받침의 모양이 갈퀴를 닮았다고 해 갈퀴현호색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중부지방, 특히 강원도의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서너해 전인가, 바쁘게 야생화 탐사를 다니던 해가 있었다. 거의 매 주말과 휴일이면 어김없이 이곳저곳을 뒤지던 시기였는데, 곰배령을 찾은 것도 그 때였다. 강원도 인제에 있는 곰배령은 점봉산을 넘는 고갯길이다.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이곳은 말 그대로 희귀한 야생화가 즐비한 야생화 천국이다. 처음 찾았을 당시 곰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