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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귀공자 – 순비기나무(흰색)

이우형 2016. 1. 11. 11:21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 L.f.] - 마편초과의 낙엽활엽 관목으로 바닷가에서 자란다. 해변의 모래 위나 자갈 위에서 줄기를 뻗어 자라며, 바닷물에 닿아도 죽지 않는다. 추위에 견디는 힘도 강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태평양 연안을 따라 다양한 곳에 분포한다. 종자나 삽목 등을 통해 번식이 가능하며, 실제로 내륙에서 삽목을 통해 재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순비기나무를 처음 만난 곳은 경기도 서해안의 한 작은 섬에서였다. 이곳 해안에는 두 종류의 순비기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하나는 원래의 색인 보랏빛 꽃을 피우는 것과 특이하게도 흰색 꽃을 피우는 두 가지였다. 흰색 꽃을 피우는 나무는 잎의 색도 더 엷은 녹색을 띄었다.

너무 쉽게 만나다 보니 흰색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다른 곳에서는 거의 만날 수가 없었다.

흰색 꽃을 피우는 순비기나무의 자생지는 지금은 사유지라 출입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미 발길이 많이 닿은 곳이라 훼손이 되지는 않았는지 못내 궁금하다. 하지만 이미 그곳을 찾지 않은지는 근 5년이 넘었다.

해외에서 순비기나무를 만난 것은 2015년 여름, 오키나와에서였다. 숙소였던 조그마한 리조트 앞 해안에 순비기나무가 무리지어 자라고 있었다. 또 오키나와의 유명 관광지인 만좌모(万座毛)에서도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오고 바람이 불어 사진촬영은 엄두도 못 냈지만, 그래도 이곳저곳에서 익숙한 얼굴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