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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깨시오 – 애기송이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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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깨시오 – 애기송이풀

이우형 2016. 1. 19. 12:46


애기송이풀[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이다. 다른 이름으로 천마송이풀이 있는데, 이는 개성의 천마산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자생지가 국내에 한 두 곳 정도로 알려졌지만, 최근 가평, 연천, 횡성, 경주, 제천, 거제 등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을 찾은 것은 4월 말이었다. 맑고 화창한 날씨와 따뜻한 햇살 탓에 기분은 상쾌했다. 목표는 애기송이풀이었다. 애기송이풀은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힌트는 이곳에서 애기송이풀을 발견했다는 사람이 올린 한 장의 풍경사진이었다. 어쨌거나 그 사진으로 대략의 위치를 알 수 있었고, 인근을 헤맨 끝에 자생지를 발견했다. 좁은 지역이었지만 제법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었고, 꽃도 만개한 상태였다. 사람들의 손도 별로 타지 않아서 상태도 좋았다.

야생화 사진 촬영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3명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 촬영을 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여러 명이 다니면 필연적으로 자생지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혼자가 가장 좋지만, 그나마 조심할 수 있는 인원이 3명 안쪽인 것 같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은 괜한 말이 아니다.

또 과거의 기록은 과거일 뿐이라는 점이다. 도감이나 기록에 희귀종으로 기록된 것들이 야생화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지역에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점은 야생화 사진가들이 늘어난 순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