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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형제는 닮는다. 반드시 맞는 공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딘가는 닮은 구석이 있게 마련이다. 그게 외모일 수도 있고 성격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렇다. 학자들이 생물을 분류하는 방식이 있다. 한 마디로 ‘계문강목과속종’이라 부른다. 중고등학교 시절 생물 수업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봤을 용어다. 간단하게 말하면 ‘계’에서부터 시작해 ‘종’으로 내려올수록 닮음이 커진다. 아마도 ‘과’쯤 내려오면 ‘가문’ 정도 될 터이고, ‘속’으로 내려오면 ‘사촌’, ‘종’이면 ‘형제’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어려운 이야기를 뜸 들이며 한 이유는 개나리의 사촌인 ‘만리화’ 때문이다. 만리화라는 이름을 들어 본 사람이 많지 않을 듯하다. 사진만 보면 그냥 개나리다. 개나리 옆에 심어 놓으면 ‘조금 다른 개나리인가?’하고 지나칠..
‘꽃은 피지만 하잘것없는 모양이다.’ 제비꿀을 설명하는 한 도감의 내용이다. 아마도 제비꿀이란 식물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많이 없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제비꿀은 줄기도 연약하고 꽃도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탓이다. 주로 잔디밭 같은 곳에서 만날 수 있다. 꽃을 자세히 보려면 돋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꽃의 모양이 하잘것없다’는 의견에는 쉬이 동의하기 어렵다. 사진으로 촬영해 들여다보면 크기만 작을 뿐 완벽한 꽃의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잡초라고 하는 풀들이 있다. 일단 앞에 ‘잡(雜)’이 들어가면 ‘기타 등등’의 한 부류다. 유용하지 못한 채 막자란 나무는 잡목, 농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풀은 잡초, 이런 식이다. 곤충이나 동물에게는 유해조수, 해충 등 ‘해..
말이 쉽지. “다 집어치우고 어딘가로 훌쩍 떠났으면 좋겠다”는 말은 푸념에 가깝다. 막상 실행에 옮기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탓이다. 그런데 가끔은 이 어려운 일이 현실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 경우 본인의 의지라기보다 타의에 의해서인 경우가 더 많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이런 고마운 일을 만나면 설렘과 걱정이 함께 밀려온다. 그래도 떠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가.영주로 떠난 여행도 즉흥에 가깝다. 어딘가로 가긴 가야 하는데, 딱히 결정된 목적지가 없었다. 지도를 놓고 가보지 않은 곳을 찾다 영주가 눈에 들어왔다. 말은 많이 들었는데, 가본 기억은 없었다. 영주로 가자!영주에 아는 곳이라곤 부석사뿐이었다. 안다는 것조차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그저 이름을 들어본 정도였다. 다시 한번 ..
색도 없고 냄새도 없다. 이른바 ‘무색무취’(無色無臭)다. 사전에는 ‘허물이 없이 깨끗하고 공정함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라 풀이하고 있다. 좋은 말 같은데, 사람이라면 정나미가 떨어질 듯싶다. 세상에 냄새 없는 사람이 어디 있고, 색깔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요즘은 색도 냄새도 넘쳐난다. 모두가 자신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시대다. 과거에는 제한된 매체에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만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었다. 그래서 매체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지금은 수단과 방법이 너무 다양하다 보니 기존 매체들의 절대적 영향력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영향력이 줄어들어서일까?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옛적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어쩌면 전문성보다 화제성이 더 중요해진 탓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상 변하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다. 익숙해져 살다 보니, 당연한 듯 느껴지는 많은 물건이 얼마 전까지도 없었던 신문물들이다. 핸드폰이 등장한 때가 1990년대 중반 즈음이고, 스마트폰의 등장은 2010년 전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 PC라는 물건을 만났던 때가 1980년대 초중반 즈음이었다. 그때는 테이프 녹음기를 기억장치로 썼었다.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넣어 DOS로 구동하던 컴퓨터는 1980년대 후반에 만났다. IT 기술의 변화가 가장 극적이라 과거사를 더듬어 봤지만, 사회 변화도 엄청나게 빨라졌고 문화와 가치 인식 역시 크게 달라졌다. 과거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현상이 지금은 그렇지 않아 진 것도 많다. 그동안 변하는 세상에 어찌어찌 편승해 잘 버티고 있다가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 ..
대부도는 흥미로운 섬이다. 시화호가 만들어지면서 대부도는 이름만 남은 섬이 됐다. 북쪽으로는 시화방조제와 연결되어 있고, 남쪽으로는 화성시와 접해있다. 퉁 쳐서 대부도라고 부르지만, 화성시 전곡항에서 진입하면 차례로 탄도, 불도, 선감도, 대부도로 이어진다. 여기에 북서쪽으로 구봉도까지 붙어있다. 하지만 차를 타고 가면 그 경계를 느끼기 쉽지 않다. 대부도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가면 선재도와 영흥도가 연륙교로 이어진다. 인천광역시에 속한 두 섬은 안산시와 직접 연결되지만, 정작 인천과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형국이다. 섬의 역사까지 타고 올라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대부도를 이런저런 이유로 자주 찾다 보니, 모호한 경계 속에서 각기 다른 이름의 섬으로 불리는 것이 신기해 옮겨 보았다.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