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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봄맞이Androsace umbellata (Lour.) Merr. 들판에서 만나는 우리 봄꽃들은 대부분 키들이 작다. 꽃을 자세히 보려면 고개를 숙이고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그래서 꽃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무심히 스쳐지나가고, 그런 이유로 잡초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봄맞이도 꽃이 작다. 논둑이나 들판 적당히 습기가 있는 햇볕 아래에서 하얀꽃을 다닥다닥 피운다. 얼핏 보면 소금을 뿌려놓은 듯 보일정도다. 이름 그대로 이른 봄에 피어 봄을 맞이하는 꽃이란 뜻이다. 빠른 봄꽃은 2~3월부터 피지만, 봄맞이는 4~5월에 피니 꼭 맞는 이름은 아닌 듯싶다. 사진은 가평에서 촬영했다. 오지 시골마을 안에 있는 논두렁에서 만났다. 꽃의 배치도 절묘하고 높낮이도 같아서 얕은 조리개로 꽃망울부터 만개한 것까지 ..
가벼운 게 좋아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면서 가장 많이 산 게 카메라 가방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숄더백, 배낭, 슬링백, 힙색 등등, 심지어 장비 주머니를 달 수 있는 조끼에 벨트까지 세트로 구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마음에 쏙 드는 가방은 없다. 촬영을 나갈 때면 챙겨야 될 장비가 많다. 카메라 두 대에 광각부터 망원까지 렌즈 서너 개, 거기에 초점거리 따라 마크로 렌즈도 두어 개, 또 각종 필터와 액세서리들까지 더하면 가방은 점점 커진다. 이 짐을 지고 산을 오르면 그야말로 야전훈련 나가는 군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삼각대까지 들면 영락없이 총 든 군인의 모습이다. 이렇게 산을 몇 번 타고 나면 장비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격하게 든다. 가져가야 할 것과 놓아두고 가도 될 것들이 눈에 들..
“평택 마린센터에서 본 서해대교.푸른색 창너머로 촬영해 녹청색이 강한 것을 보정했다.오른쪽으로 가면 자동차수출부두를 비롯해 컨테이너부두까지 복잡하지만,사진 속 풍경은 한적하기만 하다.서해안 고속도로의 백미지만, 그 밑의 평택항은 당진과 관할권 다툼으로 멍이 제법 들었다.사연은 많지만 사진은 그저 한가로워 보인다.여름 땀빼며 취재다닌 흔적도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 ”
“ 몇 해 전, 봄을 앞두고 찾은 가평의 쁘띠프랑스.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풍광이 멋져 한 컷 촬영했다.나름 유럽의 어딘가라 해도 믿을 것 같은 풍경이다.지인의 말처럼 사진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진실을 가장해 왜곡하는 것이 맞나보다.”
부석사는 경상북도 영주시 봉황산에 있는 사찰이다.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다 보니 그 간의 사연도 많고, 국보나 보물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사진의 당간지주 역시 부석사가 보유한 보물 중 하나다. 부석사 당간지주는 일주문에서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옆에 서 있다. 사과로 유명한 영주는, 일주문에서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옆에도 과수원이 있고, 가을에는 사과 파는 풍경이 눈길을 끈다. 부석사를 찾은 때는 10월이었고, 풍기에서는 인삼축제까지 열려 볼거리가 풍성했다. 전날 흐렸던 날씨는 이날 오전 거짓말처럼 맑았다. 파란하늘과 기분 좋은 가을 햇살까지 완벽했다. 그 길에서 만난 당간지주 끝에 태양이 머물고 있었다. 정면에서 한 컷 촬영하고 뒤로 돌아가서 만난 사진이다..
영화 의 배경이 됐던 '초원사진관'. 영화 속의 허름함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오른쪽 주택은 4층 건물이 되어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카페가 됐고, 왼쪽의 시멘트 블록 벽은 사라졌다. 비포장이던 주변 도로는 아스팔트와 돌로 단정하게 포장되어 있다. 겉모습만 당시와 비슷하고 내부는 관광객들에게 영화 속 배경임을 알리는 홍보관으로 변신했다. 당시 다림(심은하)이 타고 다니던 주차위반 단속차량 '티코'와 정원(한석규)이 타고 다니던 '스크터'도 주변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관 주변은 관광지가 됐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주변 1~2km 안에 대부분의 볼거리가 있다. 팥빵과 야채빵으로 유명한, 빵이 나올 시간이면 길게 줄을 선다는 '이성당'과 일본식 주택인 '히로시 가옥' 등도 모두 걸어서 돌아볼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