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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꽃의 민낯

18. 가벼운 게 좋아

이우형 2016. 4. 26. 15:24

가벼운 게 좋아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면서 가장 많이 산 게 카메라 가방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숄더백, 배낭, 슬링백, 힙색 등등, 심지어 장비 주머니를 달 수 있는 조끼에 벨트까지 세트로 구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마음에 쏙 드는 가방은 없다.

촬영을 나갈 때면 챙겨야 될 장비가 많다. 카메라 두 대에 광각부터 망원까지 렌즈 서너 개, 거기에 초점거리 따라 마크로 렌즈도 두어 개, 또 각종 필터와 액세서리들까지 더하면 가방은 점점 커진다. 이 짐을 지고 산을 오르면 그야말로 야전훈련 나가는 군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삼각대까지 들면 영락없이 총 든 군인의 모습이다.

이렇게 산을 몇 번 타고 나면 장비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격하게 든다. 가져가야 할 것과 놓아두고 가도 될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덩달아 가방도 작고 편한 것을 찾게 된다. 손쉽게 카메라를 뺄 수 있고 장비도 어느 정도 들어가는 가방이 필요한데, 이게 쉽지 않다.

특히 야생화 촬영 때는 카메라 장비 외에도 바람막이점퍼, 도시락, 물병, 도감 등 가져가야 할 것들이 더 있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작고 편한 가방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하려는 욕심은 여전하다. 그러니 가방만 늘 수밖에…….

요즘은 혹시나하는 염려는 과감히 접고, 계절과 장소를 고려해 장비를 챙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부분은 별일이 없었다. 심지어 카메라 하나와 렌즈 하나만으로 촬영을 끝낸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할 것인가 가벼워질 것인가의 선택은 지금도 여전히 쉽지 않다. ‘혹시나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조바심 탓이다.

 



 

까마귀밥나무

Ribes fasciculatum var. chinense Maxim.

범위귀과의 낙엽관목

오산 독산성, 2008412

Camera Tip

FUJI S3Pro, Nikkor 60mm Macro, f/4.8, 1/125, ISO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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