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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흔히 군인은 위협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특히 북한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 이란의 군인이라면 더욱 그렇다.하지만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어디나 비슷하다. 테헤란에서 만난 이 군인도 그런 사람이다.지금은 관광지이자 박물관이 된 팔레비궁의 군사박물관에서 만난 군인은 촬영을 위해 포즈를 요청하자 흔쾌히 모델이 되어 주었다.부드럽게 미소 짓는 표정에는 친절함마저 느껴졌다.
이란을 처음 방문하게 됐을 때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미국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익숙한 탓에 이란을 북한과 비슷한 나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에미레이트항공에 근무하는 후배들이 이란으로 비행갔다가 폭설에 발이 묶여 비행기에서 사흘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위기감을 더하게 만들었다. 이란에서의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하지만 각설하고, 염려와는 달리 이란은 상당히 괜찮은 국민들을 가진 나라였다. 뉴스에서 보는 살벌함은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과거 팔레비 시대의 자유로움이 아직도 곳곳 남아 있는 듯했다.그렇다고 이 나라가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히잡을 단속하는 경찰이 따로 있고 외국인 여자도 히잡을 써야할 정도로 여전히 행동이 쉽지 않다.다행히 주이란한국대사관과 대사님의 배려로 좀더 편안하게 테헤란을 둘러 ..
저녁식사 후 식당 앞에서 만난 신문 보는 경비원. 늦은 시간이고 손님이 없어서 인지 거리 등불 밑 스쿠터에 걸터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식당 간판과 거리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리는 장면이라 한 컷.인도에서 촬영한 많은 사진이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편한 콤팩트 카메라로 촬영을 했다. 때로는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고 카메라가 스스로 설정해주는 대로 촬영하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나선 뭄바이 거리에서 만난 노점상.길거리 음식을 파는데 음식의 종류는 알 수가 없었다.언듯 스치며 지나는 길에 인상 깊어 한 장 촬영했다.시간이 있었으면 음식을 사먹으며 이야기라도 나누었을텐데.아쉬움이 많이 남는 사진이다.
뭄바이 해변에서 소년을 만났다. 소년은 원숭이 한 마리와 함께 다니며 돈을 구걸했다. 지팡이 짚은 원숭이와 구걸하는 소년이라니... 함께 간 가이드는 절대로 돈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소년은 앞에서 계속 원숭이에게 곡예를 시키며, 뭔가를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었다. 코코넛을 사 마시는 중에도, 또 뭔가를 두리번 거리면 눈치껏 먼저 뭔가를 찾아주는 시늉을 했다. 결국 나무 그늘 아래에서 같은 행색의 또 다른 소년과 마주치면서 손을 들고 말았다.웃으며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소년은 신나하면서 원숭이에게 몇 가지 재주를 부리게 했다. 덤블링이 전부였지만 어쨌거나 소년은 자랑스러운듯 쳐다보았다. 가이드에게 어느 정도 주면 되냐고 물었더니 동전을 가지고 있으면 좀 주면 된다고 했다. 가지고 있는 동전 ..
11월인데도 푹푹 찌는 인도 뭄바이의 날씨는 저절로 해변을 걷게 만들었다.해변은 호텔과 담 하나로 구분되어 있었고, 룸 키를 가진 사람만 중앙의 수영장을 거쳐 해변으로 나갈 수가 있었다. 그리고 해변으로 통하는 문을 관리하는 직원이 별도로 있었다. 키를 보여주자 그는 생수 한 병을 전해 주면서 다시 돌아올 때는 문을 두드리라고 일러주었다.문은 마치 풍요와 빈곤을 양분하는 듯 느껴졌다. 호텔 안의 화려함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그곳에 있었다.찌는 듯한 해변의 더위에 헐떡이며 가던 길에 코코넛을 파는 상인을 만났다. 코코넛 하나를 시원하게 마시고, 사진을 촬영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는 쿨하게 그러라고 했다.낡은 수레와 돈통, 코코넛을 자르는 칼과 함께 그의 얼굴에도 삶의 고단함이 묻어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