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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필요해요 - 대흥란 본문

들꽃이야기/나, 귀하신 몸이야!

도움이 필요해요 - 대흥란

이우형 2010. 10. 18. 17:06

 
대흥란[Cymbidium macrorrhizum Lindl.] - 난과식물로 부생식물(腐生植物)이다. 부생식물이란 동․식물의 사체․배설물 등을 분해해 생긴 유기물을 생활에 필요한 영양원으로 하는 식물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사물기생식물이라고도 부른다. 종속영양식물이며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할 능력이 없는 식물이다. 따라서 잎도 없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자란다.


 

요즘은 야생화 촬영을 하러 떠나는 날이 아주 뜸해졌다. 특별히 게을러진 것도 아닌데, 어찌하다보니 자주 가지를 못한다. 지난해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빡세게 돌아다녔던 날은 기억에 선하다.

‘대흥란’을 찍으러 갔던 때가 그랬다. 대흥란을 보러 가자는 소리에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콜’하고 강원도로 떠났다. 삼척에서 아는 분을 만나 그 일대로 모조리 돌아볼 기회를 가졌다. 지역을 잘 아는 분이 안내를 했던 탓에 ‘애기앉은부채’를 포함해 아주 많은, 그동안 촬영하지 못했던 다양한 야생화를 촬영할 수 있었다.

몇몇 장소를 이동하며 촬영한 끝에 찾은 곳이 ‘대흥란’ 자생지였다. 대흥란은 아주 오래 전, 난초 잡지에 있을 때 남도 지역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사진으로만 만났었다. 그랬던 녀석을 강원도 삼척에서 만났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대흥란은 충청도 이남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때가 조금 늦었는지 여러 촉은 보지 못했고, 제대로 핀 것은 이 녀석 하나였다.

대흥란은 잎이 없다. 근경에서 뻗어 나온 줄기에 유백색 꽃이 피는 것이 전부다. 그래도 꽃은 난과 식물, 특히 심비디움 계열을 꼭 닮았다. 그냥 척 보면 “난이다!”하고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런 녀석이 산림청에 의해 멸종위기 2급 식물로 지정됐다. 자생지가 여간 까다롭지 않은데다가 부생식물이라는 점에서 주변 환경에 더욱 민감한 탓이다. 어찌됐던 이 녀석들은 캐 가봐야 화초로 키우기가 거의 ‘0’에 가깝다는 점에서 위안은 된다.

대흥란 촬영에 나선 사진가들은 부디 발밑을 조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