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들꽃이야기/나, 귀하신 몸이야! (13)
들꽃소리
금강초롱꽃[Hanabusaya asiatica (Nakai) Nakai] -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경기도의 유명산·화악산·명지산, 강원도의 치악산·오대산·설악산, 북한의 금강산 등 우리나라 중부 지방의 높은 산에서 자라는 꽃이다. 1909년 일본인 학자 나카이에 의해 발견됐다.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알뿌리를 가지고 있는 숙근성이다. 8월에서 10월 사이에 꽃이 핀다.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특산식물 취약종이다. 한때 화악산은 민간인통제구역이었다. 특히 정상부는 통제가 심했다. 그것이 풀리면서 산 정상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화악산에는 특별한 야생화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금강초롱꽃’이다. 개방이 됐지만, 화악산은 여전히 길이 험하다. 그 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가다 보면 길 옆 절개지에서 금..
삼지구엽초[Epimedium koreanum Nakai] - 세 개의 가지에 아홉 개의 잎이 달린다해서 삼지구엽초로 불린다. 4~5월 경에 꽃을 피운다. 매자나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마치 거미를 연상시키는 미색 꽃이 아래를 보고 달린다. 줄기는 대략 30cm 정도 된다. 정력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마구잡이 채취로 요즘은 도통 만나보기가 힘들다. 한방에서는 음양곽(陰羊藿)으로 불린다. 언제부턴가 귀에 익은 이름이었다. ‘삼지구엽초’ 또는 ‘음양곽’.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은 녀석들이었다. 그런데 만나기가 너무 힘들었다. 약초로 말린 것은 종종 구경을 했는데, 꽃을 보기가 왜 그리 힘들던지. 지난해 봄, 우연히 찾은 용인의 한 야산에서 마침내 삼지구엽초를 만났다. 높지 않고 우거지지도 않은 그 산에는 널찍하게 자..
비로용담[Gentiana jamesii Hemsl. for. jamesii] - 금강산 비로봉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해 비로용담으로 불린다. 용담은 말 그대로 용의 쓸개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로봉용담, 비로과남풀 등으로도 불리는 용담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암산 용늪에서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여기가 남방한계선이다. 북한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우리나라에서는 희귀식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대암산 용늪을 처음 찾은 것은 1993년 여름이었다. 군부대와 강원도 인제군에 정식으로 취재요청을 하고 방문했다. 당시는 야생란 위주로 탐사였다. 여름이었지만 변화무쌍한 날씨는 추위를 느끼게 했다. 대암산을 다시 찾은 것은 무려 15년이 지난 2008년 여름이었다. 처음 대암산 용늪을..
해오라비난초[Habenaria radiata (Thunb. ex Murray) Spreng.] -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며, 7~8월에 날아가는 새를 닮은 하얀색 꽃을 피운다. 키는 15~40cm 정도다. 대개의 난초들이 속별로 비슷한 형태의 꽃을 피우지만, 해오라비난초는 확실히 구분된다. 새의 날개 모양을 한 부분은 순판이다. 구경에서 뿌리가 나오고, 뿌리 끝에 구경이 달린다. 많은 난초과 식물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지만, 해오라비난초 만큼 처절한 경우는 드물다. 꽃의 모양이 특이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광릉요강꽃이나 복주머니란 등도 남채의 위협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지만, 해오라비난초처럼 대중적이지는 않다. 일단 자생지의 차이가 크다. 광릉요강꽃이나 복주머니란 등은 자생지가 대부분 깊은 산속이어서 찾아..
개정향풀(Trachomitum lancifolium (Russanov) Pobed.) - 6월에 꽃을 피운다. 해안가에서 주로 발견되며, 지난 2005년 95년만에 다시 발견되어 관심을 모았다. 키는 40~80cm 정도로 도감에 표기되어 있지만, 이는 평균치다. 줄기에 붉은 색을 띠며 뿌리줄기는 목질이다. 협죽도과의 여러해살이풀. 지난 2005년, 식물학계에 작은 소동이 일었다. 1910년대 일본인학자에 의해 기록된 이후 실체가 사라졌던 ‘개정향풀’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당시 뉴스 기록에 따르면 경기만 일대에서 환경운동연합 해양습지조사단이 개정향풀을 발견했고, 이는 95년만의 발견이라고 했다. 1977년 고 이영노 한국식물연구원장이 꽃이 피기전의 개정향풀을 충북 단양에서 몇 그루 발견해 사진을 찍었지만,..
땅나리(겹꽃) 땅나리(Lilium callosum Siebold & Zucc.)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나리 중에서 가장 작다. 줄기는 작은 것은 30cm 정도, 크면 1m 가량 된다. 7월에 꽃을 피우며, 윗부분에 가지를 내거나 원 줄기 끝 부분에 꽃이 달린다. 많으면 7~8 가량 달릴 때도 있다. 두어해 전 강원도 태백에 있는 한 자생식물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방문 기념으로 종자를 나눠줬는데, 그 중에는 ‘중나리’의 종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머니께서 워낙 꽃 키우시는 것을 좋아하셔서 가져다 드렸는데, 화분에 묻어 두셨다. 다음해에 중나리가 멋지게 꽃을 피웠다. 그리고 올 해, 중나리가 꽃을 피우고 나서, 힘에 부친 듯 줄기를 옆의 백합잎에 기대고 있는 꽃을 발견했다. 어머니께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