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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기고

우리는 포식자 - 땅귀개

이우형 2011. 8. 26. 11:11



땅귀개
Utricularia bifida L.

우리나라 야생화들 중 많은 꽃들이 정말 집중해서 찾지 않으면 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꽃만 클로즈업해 촬영하면 사람들은 그 꽃이 제법 크다고 생각해 어디가면 볼 수 있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꽃이 ‘꽃마리’다. 이름도 예쁘지 않은가? 실은 꽃대가 말려서 올라와 천천히 펴지며 꽃망울을 차례로 터트린다.
말려 있는 꽃대에서 꽃이 차례로 피기 때문에 꽃마리란 이름이 붙었다.
어쨌거나 이 꽃은 주변 잔디밭이나 담 옆 등에서 흔하게 피는 일명 ‘잡초’(?)다.
꽃의 크기가 거의 2~3mm 정도. 그러니 안 보일 수밖에…….
땅귀개도 비슷하다. 다만 이 꽃은 산속의 습지에서 자란다. 바닥에 물기가 많은 젖은 땅에 햇볕이 잘 드는 그런 곳에서 자란다.
물론 흔하지는 않다. 통발과의 여러해살이풀인데, 식충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충식물들은 대부분 습지에 있다.
그래서 끈끈이주걱이 있는 곳에서 땅귀개가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땅귀개도 크기가 작아 이런 습지에 눈을 부릅뜨고 찾아야 보인다. 키가 불과 7~8cm 정도. 도감에는 15cm까지로 되어 있다. 꽃의 지름은 3~4mm 정도다. 촬영을 하려면 접사렌즈에 접사링까지 끼워야 겨우 화면을 채울 수 있다.
사촌으로는 꽃이 자주색으로 피는 ‘이삭귀개’와 ‘자주땅귀개’가 있다. 자주땅귀개는 남쪽에서 볼 수 있다.
땅귀개는 취약종, 이삭귀개는 약관심종, 자주땅귀개는 멸종위기 2급으로 분류된다.

-월간 茶道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