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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지켜 주세요 - 애기송이풀

이우형 2011. 5. 25. 09:03



애기송이풀
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든 꽃들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멸종위기종이란 꼬리표가 붙은 식물의 얼굴을 보기란 정말 힘들다. 애기송이풀이 그런 꽃들 중 하나다.
식물을 찾으러 다니다 보면, 도감의 사진과 설명만으로 불충한 경우가 많다. 분명히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찾으러 나섰는데 막상 만나면 기대와 다른 경우다. 처음 애기송이풀을 찾으러 나섰을 때, 이 꽃이 바닥에 붙어서 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도감에는 잎의 길이나 꽃대의 길이에 대한 설명은 있지만 그게 쉽게 와 닿질 않기 때문이다.
2006년 봄, 말로만 듣고 찾아가 계곡을 뒤진 끝에 애기송이풀을 만났다. 처음에는 한 곳에서 오롯이 모여 있어 ‘아! 여기뿐인가 보다’하고 생각했다. 이듬해 주변을 뒤지는데 여기저기 참 많기도 했다. 서식장소가 많지 않아 그렇지 있는 데는 제법 많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에는 쉽다는 말은 야생화 찾기에도 적용된다.
애기송이풀은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이자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로 보호받고 있다.

-월간 <茶道> 2011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