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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피면 봄이 시작된거야 - 변산바람꽃 본문

들꽃이야기/기고

우리가 피면 봄이 시작된거야 - 변산바람꽃

이우형 2011. 1. 7. 10:08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Y.Sun


이른 봄 겨울을 깨고 피는 꽃들이 있다. 노루귀, 복수초가 대표적인 꽃들이다. 하지만 정말 일찍 피는 꽃이 있다. 부지런한 봄꽃들이 기지개를 펼 무렵 이미 단장을 마치고 활짝 피어 반기는 꽃이 바로 변산바람꽃이다.

변산바람꽃은 1993년 전북대학교 선병윤 교수가 변산반도에서 채집해 한국특산종으로 발표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이후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필자가 처음 변산바람꽃을 촬영한 곳은 경기도 서해안의 한 섬이었다. 변산바람꽃이 처음 발견된 변산반도의 한 마을은 2월이면 수많은 사진가들이 찾아 북새통을 이룬다. 마을에는 변산바람꽃 액자가 걸려있는 집도 있을 정도다. 이곳 노인들은 변산바람꽃을 땅꽃이라고 불렀다.

경기도 인근에도 변산바람꽃이 자생하는 곳이 제법 많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안양의 수리산이다.

변산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하얀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실은 꽃받침이다. 꽃잎은 노란빛을 띤 깔때기 모양을 하고 꽃술과 섞여 있다. 산림청에 의해 희귀특산식물 약관심종으로 보호되고 있다.

-월간 다도 2011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