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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좁은잎해란초Linaria vulgaris Mill. 처음 누군가 해란초 이야기를 했을 때 생김새도 알지 못한 채 무작정 떠난 기억이 있다. 동해안의 해변가 모래밭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보면 알겠지’ 하는 생각으로 무작정 찾아 갔다. 생김새는 몰랐지만 키는 좀 크려니 했는데, 강릉 인근의 한 해변에서 만난 해란초는 모래 바닥에 거의 붙어 자라고 있었다. 좁은잎해란초는 더 엉뚱하게 만났다. 국립수목원을 어슬렁거리다가 눈에 익은 꽃이 보여 ‘숲에 웬 해란초’하고는 살펴보니 잎이며 키가 달랐다. 그렇게 좁은잎해란초가 있다는 것을 또 알았다. 식물사진을 촬영한다는 사람치고는 상당히 무지한 자세지만, 식물학자도 아니니 이렇게 저렇게 하나씩 만나면서 배우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기는 하다. 사진은 그 때 촬영한 ..
“5월 1일 오산 물향기수목원에서 만난 주름제비란.반 나들이 삼아 방문한 수목원을 이리저리 거닐다갑자기 눈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두 촉.개화한 주름제비란 두 촉이 촛불처럼 환하게 숲을 밝히고 있었다.손에 들고 있던 X100T로 촬영하려면 지정된 산책로를 벗어나야 했다.잠시 서서 고민에 빠졌다.'자동차에 가서 카메라 가방을 통채로 들고 와?'그날따라 사람이 많아 차는 입구에서 떨어진 골목길에 세워둔 상태였다.결국 수목원 밖으로 나가 카메라 가방을 메고 들어왔다.그렇게 망원렌즈를 끼고 주름제비란을 촬영했다.자생지라면 훨씬 다양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겠지만철망까지 쳐진 수목원 내 식물을 망원렌즈로 촬영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했다.그러면 어떤가?언제가 자생지에서 다시 만날 기약을 하고지금은 촬영식물 리스트가..
닭의난초 Epipactis thunbergii A.Gray 야생화를 촬영하면서 어느 순간 집착하게 되는 꽃이 있다. 필자 같은 경우는 난초가 그런 경우다. 과거에 난초 관련 잡지사에 근무했던 탓도 있지만, 만나기 쉽지 않은 꽃이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어 해전부터는 유난히 닭의난초가 촬영하고 싶었다. 굳이 찾아가자면 못 갈 것도 없었는데, 이런저런 핑계가 발목을 잡았었다. 지난해 여름 마침내 가까운 곳에 자생지를 알아냈다. 대부도였다. 나중에 보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장소였다. 7월 무더위와 싸우며 숲속을 헤맸다. 계곡의 물길 옆에서 닭의난초 군락을 만났다. 이미 몇 팀이 다녀갔는지 발자국이 선명했다. 그래도 닭의난초는 온전히 남아있었다. 한 여름 반가움을 가져다 준 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