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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야기

성북 길상사

이우형 2016. 10. 4. 15:55




법정스님과 가톨릭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 씨의 인연으로 만들어진 관음보살상.

왼손에 든 정병과 머리에 쓴 화관이 전통적인 불교의 관음보살을 그대로 옮겨다 놓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성모 마리아를 떠올리게 되는 묘한 느낌의 조각상이다.

종교 간 화해의 염원을 담고 있는 상징을 만들고 싶다는 법정스님의 부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과연 종교 간 화해를 할 수 있을까?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가 자신의 저서 <문화의 수수께끼>에서

유대교와 이슬람에서 돼지고기를 못 먹게하는 것은 

법 보다 종교가 더 강력한 규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돼지는 양이나 낙타, 소 등과는 달리 사람과 식량을 공유한다.

고기 맛은 또 얼마나 좋은가.

가뜩이나 식량이 넉넉하지 않은 중동에서 돼지고기를 먹게된다면

돼지사육이 크게 늘어나게 되고

돼지와 식량을 나눠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기아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종교적 금기로 만들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인도의 소 숭배도 비슷한 이유에서라고 한다.

이처럼 종교적 교리는 먹는 것까지 금기시할 수 있게 하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규범이다.

그런데 다른 종교끼리 화해와 화합이 될 수 있으까?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모든 종교의 종착지는 천국 또는 극락인데,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면서 천국을 꿈꾼다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은가?

길상사에는 세상에서 천국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다.

휴일에 그 길상사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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