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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24. 사진과 그림 사이
사진과 그림 사이 언젠가 여름 오대산 월정사를 찾았을 때다. 가끔 찾는 월정사를, 그날은 무슨 바람이 불어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 틈에 끼어 따라갔다. 다양한 사진가들이 모인 온라인 동호회답게 이런저런 피사체들을 잡고 촬영하느라 모두 여념이 없었다. 함께 가기를 꼬드긴 동료와 전나무숲길을 걷고 있는데 뭔가 묘한 느낌이 들었다. 한 사진가가 버섯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버섯의 위치가 어딘지 어색했다. 바른말 잘하는 동료가 다가가더니 “이 버섯이 자랄 자리가 아닌데?”라며 유심히 살폈다. 촬영 중이던 사진가는 “저쪽에서 따서 옮겼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의 이야기인 즉, 배경이 좋지 않아 더 좋은 배경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동료는 “자연을 촬영하는 사람이 자연을 함부로 하면 안 되지요”라며 발끈했다..
들꽃이야기/꽃의 민낯
2016. 7. 20. 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