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미나리아재비과 (3)
들꽃소리
동의나물Caltha palustris var. palustris L. 우리나라처럼 산에서 나는 다양한 풀들을 나물로 만들어 먹는 나라는 드물다. 이른 봄, 들과 산에서 나는 거의 모든 풀들은 그야말로 나물이고 쌈채다. 물이 좋고 땅이 좋아 이 땅에서 자라는 대부분의 식물들이 나물로 이용되지만, 드물게 독이 있어 그냥 섭취할 수 없는 식물들도 있다. 아예 독초로 이름난 천남성이나 투구꽃 같은 몇몇 식물을 제외하고는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동의나물도 그런 식물이다. 동의나물은 특히 곰취와 잎이 닮아 서툰 나물채취꾼들이 자주 실수하는 식물이다. 독이 있어 잘못 섭취하면 적잖이 고생할 수 있다. 사진의 동의나물은 유명한 인제의 곰배령에서 촬영한 것이다. 동의나물은 습한 것을 좋아해 물가나 습한 땅에서 잘 자란..
개구리발톱Semiaquilegia adoxoides (DC.) Makino 야생화 촬영을 하다보면 몇 번을 촬영해도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꽃들이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개구리발톱도 그런 꽃이다. 꽃과 식물체가 작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탓에 도통 구도를 잡지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꽃과 꽃 사이, 꽃과 잎 사이도 멀어 어울림을 만들기도 어려웠다. 무엇보다 개구리발톱의 자생지는 호남과 제주도 등 남부지방이다. 중부지방에 살고 있는 필자가 매번 찾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 다행스럽게도 안산에 있는 안산식물원에는 개구리발톱이 제법 많이 살고 있다. 그것도 관람로 바로 옆에 무리지어 있어, 한가한 평일 다른 관람객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 개구리발톱이란 이름은 씨방의 모양에서 따온 것이라는데..
개나 소나 찍는 사진(?) 어느 해 봄 가평의 화야산 자락을 헤매고 있었다. 봄 야생화가 많은 곳이라 출사를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동료 사진가와 함께 등산로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야생화를 살피고 있는데, 등산복을 잘 차려 입은 두 중년 여성이 옆을 지나갔다. 미리 와 촬영을 마치고 내려가는 모양새였다. 사실 사람들이 오가는 데서 사진을 촬영하려면 좀 멋쩍다. 그래서 잠시 고개를 들고 숨을 고르는데 스쳐가듯 한 마디가 귀에 꽂혔다. “요즘은 개나 소나 다 사진을 찍어.”꼭 그렇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때는 우리를 보고 하는 소리로 들렸다. 둘 모두 잠시 어이없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크게 웃었다. “졸지에 개하고 소가 됐네.”사실 요즘처럼 카메라가 대중화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