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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바위솔 실종사건 종종 의외의 장소에서 특별한 야생화를 만날 때가 있다. 더운 여름 땡볕에 해변을 헤매다가 자리 잘 잡은 갯장구채를 만나는가 하면,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붉은 바위벽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고란초를 만날 때가 그런 경우다. 화성에서 대부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매립된 갯벌을 꾸며 만든 공원이 있다. 그곳에는 오래전 섬이었던 조그마한 바위언덕 몇 개가 지평선에 굴곡을 만들며 서있다. 야생화 탐사 때는 그런 곳이 훨씬 끌리는 법이다. 두어 개 바위언덕을 뒤지다가 행운의 바위솔 무리를 만났다. 개체수가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꽤 멋진 자태를 자랑하는 바위솔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모두 꽃망울을 가득 품은 채였다. 사진을 촬영하는 내내 꽃 핀 모습이 기다려졌다. 일주일만 지나면 만개할 듯 보였..
접사는 숨차다 하늘하늘 실바람에 흔들리는 꽃마리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잠시 바람이 멎은 순간 다시 파인더에 눈을 들이대고 숨을 참는다. 셔터를 누르려는 찰나 다시 꽃이 흔들린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걸어놓고 벌써 20여분을 그렇게 바람과 싸우고 있는 중이다.조금 더 꽉 채워 촬영하려고 1.5크롭바디에 60마크로, 그 사이에 접사링까지 끼우고 꽃과 거의 닿을 만큼 렌즈를 들이 밀었다. 숨을 참고 잠시 기다리다보면 멎을 만도 하지만, 야속한 바람은 꼭 숨이 차 고개를 들면 잦아든다. 셔터를 누르고 나면 뭔가 부족해 다시 구도를 잡고, 또 그렇게 한참을 씨름하다 겨우 한 컷 촬영하는 일이 반복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꽃마리의 키가 작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적당히 바람을 막으면 된다. 가방에 트레이싱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