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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있어야 할 곳 화창한 봄,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바위 위로 하얀 꽃이 핀 나무를 만나게 된다. 크지 않은 키에 가지가 많은 이 나무는 매화말발도리다. 형제 중에 말발도리라는 식물이 있는데, 이 나무는 꽃이 매화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다른 식물들은 대부분 영양분 많은 부엽토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데, 특이하게도 매화말발도리는 바위틈에 터전을 잡는다. 식물 자체가 강건해서 고생을 자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 꽃은 대를 물려가며 척박한 바위틈을 골라 뿌리를 내린다. 요즘은 자연에서 보기가 힘들지만, 풍란이나 석곡 같은 착생난들은 아예 뿌리를 바위나 나무에 붙이고 살아간다. 갯씀바귀 같은 식물은 바닷가 모래에 뿌리를 내린다. 여름 뙤약볕도 이들의 삶을 멈추게 하진 못한다. 꽃들은 모두 자..
칠면초 Suaeda japonica Makino 인천공항 가는 길이나 서해안 바닷가를 지나다보면, 갯벌 가득 자줏빛으로 물들어 있는 광경을 보게된다. 이 자주빛 갯벌의 정체는 칠면초라고 불리는 식물이다. 미역과 김처럼 아예 바다속에서 자라는 해초와는 달리, 육지와 연한 갯벌에서 자라는 식물도 꽤 있다. 칠면초 말고도 함초로 불리는 퉁퉁마디, 나문재 등등이 그런 식물들이다. 칠면초는 처음에는 녹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줏빛으로 변해, 마치 칠면조처럼 색이 바뀐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해홍나물이라고도 한다. 꽃 역시 꽃대 없이 잎 겨드랑이에 암수가 함께 모여서 핀다. 꽃의 색도 녹색에서 자주색으로 변한다. 더운 8~9월에 해변식물을 촬영하러 가서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은 칠면초꽃을 촬영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