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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털중나리Lilium amabile Palib.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나리의 종류는 은근히 많다. 대충 떠오르는 것만 참나리, 말나리, 하늘나리, 하늘말나리, 땅나리, 중나리, 털중나리 등등이 있다. 여기에 색이나 모양 등에 따라 이름 앞에 특징이 추가되다 보니 나름 대식구를 이룬다. 백합과 전체로 보자면, 웬만한 학구파가 아니고는 이 집안 식구들의 면면을 모두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털중나리는 여름의 초입인 6월부터 꽃을 피우는데, 다른 가족들보다 조금 이른 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털중나리는 영월 동강 바위 위에 피어 있던 것이다. 400mm까지 되는 망원줌렌즈로 촬영했는데, 돌양지꽃과의 어울림이 제법 괜찮았던 기억이 있다.사진이 털중나리는 얼마 전 충북 괴산에서 만났다. 화려한 꽃색이 눈에 확 들어..
숙은처녀치마 Heloniopsis koreana Fuse & N.S.Lee & M.N.Tamura 처녀치마는 삭막한 이른 봄 계곡의 그늘진 바위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전국에 고르게 분포하지만 만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봄 야생화가 그렇듯이 자생지를 알고 가지 않으면 그야말로 소발에 쥐잡기다. 물론 이렇게 만나면 자신만의 스튜디오가 하나 생기는 셈이다. 처녀치마라는 이름은 잎이 사방으로 둥글게 퍼져 있는 모습이 처녀들의 치마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숙은처녀치마는 처녀치마와 달리 꽃이 아래를 향해 숙여서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2006년 새롭게 분류됐다. 꽃색은 보라색이나 연분홍색이 주를 이루지만, 흰색을 만나기도 한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4~5월에 꽃이 핀다. 월간 2015년 2월호
꽃마리 Trigonotis peduncularis (Trevir.) Benth. ex Hemsl 꽃마리 사진을 보여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하는 말은 “예쁘다”, 그리고 두 번째 말은 “한 번도 못 봤어”다. ‘예쁘다’는 말은 주관적인 것이지만 여러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므로 인정하고, ‘한 번도 못 봤다’는 말도 절반쯤은 맞는 말이다. 왜 절반이냐 하면, 꽃마리는 사실 우리 주변 잔디밭이나 풀밭에서 정말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꽃이 아주 작아서 주의를 끌지 못하고 식물체도 여느 키 작은 식물과 별반 다르지 않아 무심코 지나쳤을 가능성이 아주아주 많다. 그러니 ‘절반만 맞다’고 할 수 있다. 꽃마리란 예쁜 이름도 사실은 사진에서 보듯 꽃대가 말려서 올라와 꽃이 피면서 펴지는데서 따온 것..
마름Trapa japonica SP. Flerow 호수나 연못 등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물풀이다. 7~9월에 하얀색 꽃을 피우는데,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놓치지 쉽다. 꽃의 지름이 대략 1㎝ 정도로 작고 물속에서 피어 가까이 갈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열매는 역삼각형의 단단한 검은색 껍질로 싸여 있고 양쪽 끝에 뾰족한 가시가 나있다. 열매의 속은 흰색으로 경상도에서는 물밤 혹은 말밤이라고 부르며 식용했다. 열매도 마름이라고 부른다. 진흙 바닥에 뿌리를 박고 사는 마름은 수질을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마름보다 잎이 작은 애기마름이 있다. 우리나라에 1속 2종이 있으며, 마름과의 한해살이풀이다.
가시연꽃 Euryale ferox Salisb. 가시연꽃에 대한 사람들의 첫 인상은 ‘신기함’이고, 두 번째 반응은 ‘징그럽다’다. 잎과 꽃대에 가시가 잔뜩 난 모습이 마치 외계생물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보라색 꽃이 봉오리를 열고 피면 탄성을 자아낼 만큼 아름답다. 아쉽게도 가시연꽃은 지금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곳곳의 연못에서 자생하고 있었지만, 수질 오염 등으로 점차 그 모습을 보기가 어렵게 됐다. 대신 인공적으로 조성된 연꽃단지 등에서 가끔 만날 수 있다. 가시연은 아시아 특산종으로 우리나라를 외에도 일본, 중국, 대만, 인도 등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 월동한계선은 강원도 강릉으로 알려져 있다. 꽃은 7~8월에 핀다.
삼지구엽초 Epimedium koreanum Nakai 4개의 커다란 꽃잎이 마치 뭔가를 움켜잡을 듯이 피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원줄기에서 3개의 가지가 나오고 각 가지마다 3개의 잎이 달린다. 삼지구엽초라는 이름은 여기서 유래한다. 한방에서는 음양곽(淫羊藿)이라고 불린다. 이 이름은 음탕한 양을 흥분시킨다하여 붙여졌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중국 서천북부지방에서 양이 하루에 백 차례나 교미를 하고도, 이 약초를 먹고 다시 암놈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삼지구엽초는 강력한 효능을 지닌 천연 강장제 이름이 높다. 우리나라 경기도와 강원도 등에서 분포하며,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구하기 어렵다보니 유사하게 생긴 짝퉁 삼지구엽초가 유통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꿩의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