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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 골리아스 크레인 위에서 본 조선소

이우형 2016. 1. 21. 11:15



옆면에 써진 영어 한 글자의 폭이 4m, 높이가 8m나 된다는 골리아스 크레인 위는 어떤 모양일까? 과거 80~90년대 노동운동 당시 이 크레인은 장기농성으로 유명세를 탄적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꼭 올라가보고 싶은 장소이기도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크레인 위로 올라갔다. 4명이 타면 꽉 차는 작은 엘리베이터는 크레인이 운행을 하면 자동으로 정지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탑승 전 미리 작업자들에게 이야기를 해야 한단다. 잘못하면 아주 오래 갇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골리아스 크레인의 상부는 가운데 부분이 갈라진 거대한 다리를 닮았다. 넓은 공간은 마치 도로를 연상시켰다. 농성 당시 족구를 했다는 이야기가 허언이 아니었다. 

드론이 없던 시절, 조선소의 전경을 촬영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는 듯했다. 당시 거제도 출장을 함께 간 동료 중 여기자가 있었다. 그 역시 함께 골리아스 크레인에 올랐는데, 조선소 관계자의 말로는 골리아스 크레인에 올라 간 최초의 여성이라고 했다. 특별히 금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업자가 아니면 올라갈 일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회사란 데가 호기심에 올라가 보겠다고 하기에는 좀 그런 곳이 아닌가. 

사진은 골리아스 크레인 위에서 본 조선소 전경이다. 화각과 높이가 조금 애매하기는 하지만, 그 당시로서는 맨몸으로 촬영할 수 있었던 최상의 사진이 아니었나 싶다. 이 역시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