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소리
우리는 장미 사촌 - 가침박달 본문
가침박달
Exochorda serratifolia S.Moore
‘박달’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단한 나무’를 떠올린다. 이름하여 ‘박달나무’다. 단단한 목재로 홍두깨와 빨랫방망이, 옷감을 펴는 다듬이방망이 등을 만들었다. 사촌격으로 개박달나무와 물박달나무도 있는데, 박달나무의 키가 30m 내외로 가장 크고, 다음이 20m 정도 되는 물박달나무다. 개박달나무는 5m 정도로 형제 중에 키가 가장 작다.
그런데 가침박달은 이름만 박달이지 이 집안 형제가 아니다. 박달나무는 자작나무과인데, 가침박달은 장미과 집안이다. 키도 5m를 넘지 않는다. 대신 장미과 집안답게 꽃이 화려하다. 그래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귀하기도 해 군락지 중에는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곳도 있다.
이름의 ‘가침’은 바느질의 ‘감치다’에서 유래됐다고 하는데, 열매가 열린 모습에서 따왔단다. 이우철 교수가 정리한 <한국식물명의 유래>에는 함경남도 맹산의 방언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은 없다. 아무튼 씨가 달린 모습에서 ‘가침’을, 박달나무처럼 단단한 나무의 재질에서 다른 가문의 성씨인 ‘박달’을 받아 신분을 세탁한 셈이 됐다.
속사정이 어떠하든 마주치면 한동안 눈을 뗄 수 없는 미모를 자랑하는 나무다.
<월간 茶道 201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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