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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en-Baden / 서점 뒷골목

이우형 2016. 1. 17. 22:02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독일의 온천 도시 바덴바덴(Baden-Baden)에 도착했다.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서 프라이부르크(Freiburg)로 가는 길에 점심과 휴식을 겸해 잠시 들른 참이었다. 아담하고 작은 도시는 번잡하지 않고 조용했다. 비는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했지만 도시를 둘러보는 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바덴바덴의 역사는 제법 길다. 이 도시는 원래 3세기경 로마의 요새로 건설됐다고 한다. 이후 건설과 파괴, 재건 등의 과정을 몇 차례 거쳤고, 1808년 이후 지금의 온천휴양지로 유명해졌다고 전해진다. 바덴(Baden)은 독일어로 목욕을 하다라는 의미가 있으니, 도시 이름과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다. 시내는 다른 유럽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사진은 시내 구경을 하다가 만난 도시 뒷골목 풍경이다. 서점의 크지 않은 창문은 마치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창문 왼쪽 계단 쪽 벽에는 누군가 낙서처럼 그려 놓은 하트가, 오른편에는 조그마한 게시판과 물건을 쌓아 옮기는 목재 팔레트가 어색한 합을 맞추고 있다이런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노란색 벽과 창에서 비취는 백열등의 노란불빛이, 비 내리고 쌀쌀했던 겨울날을 조금은 따뜻하게 해주는 듯한 풍경이었다.

참고로 바덴바덴은 198188 서울올림픽 개최를 결정한 장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