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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백당나무Viburnum opulus var. calvescens (Rehder) H. Hara 수국과 흔하게 혼동하는 꽃이다. 자세히 보면 꽃도 잎도 다르다. 같은 나무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대신, 곤충을 유혹하는 바깥쪽 꽃잎이 꽃줄기 전체에 축구공처럼 동그랗게 피는 것을 '불두화'라고 부른다. 마치 부처님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고 있는데, 사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불두화를 검색하면 자생식물은 ‘백당나무(Viburnum opulus var. calvescens (Rehder) H. Hara)’로, 재배식물은 ‘불두화(Viburnum opulus f. hydrangeoides (Nakai) Hara)’로 나온다는 점이다. 묘하게 흐트러지지 않고..
“ 몇 해 전, 봄을 앞두고 찾은 가평의 쁘띠프랑스.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풍광이 멋져 한 컷 촬영했다.나름 유럽의 어딘가라 해도 믿을 것 같은 풍경이다.지인의 말처럼 사진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진실을 가장해 왜곡하는 것이 맞나보다.”
큰괭이밥Oxalis obtriangulata Maxim. 괭이밥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흔히 ‘클로버’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솔직히 잎의 모양은 괭이밥이 클로버 보다 훨씬 더 단정한 느낌이 든다. 대부분 야생에서 만나는 괭이밥은 노란색꽃을 피운다. 특별히 원예화 되어 온실이나 화분에서 자라는 녀석들도 있는데, 이들은 ‘사랑초’라는 특별한 별칭으로 불린다. 또 학명을 따 ‘옥살리스’라고 통칭되기도 한다. 큰괭이밥은 꽃과 잎이 크고 5월경 산속에서 꽃을 피운다. 시기를 잘 맞추지 못해 늘 피기 전이나 꽃이 시든 뒤에 만나고는 했는데, 가끔은 운이 좋을 때도 있다. 사진의 큰 괭이밥은 가평의 산속에서 촬영했다. 흰꽃을 피우는 또 다른 괭이밥으로는 ‘애기괭이밥’이 있다. 이름에 애기가 붙었지..
60마 예찬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각종 장비들의 이름을 줄여 별칭으로 부르는 버릇이 있다. 캐논의 100㎜ 마크로 렌즈는 ‘백마’, 흔히 사용하는 70-200㎜ 줌 렌즈는 ‘백통’, 85㎜ 렌즈는 ‘만두’ 등으로 부른다. 필자가 야생화 촬영 때 주로 사용하는 렌즈는 니콘의 60㎜ 마크로 렌즈다. 이름하여 ‘60마’. 요즘 나온 신형이 아니고, 구형이다. 대략 10년 전에 중고품을 구입해 아직도 잘 쓰고 있다. 야생화 사진의 거의 대부분이 이 ‘60마’와의 합작품이다.세월에 걸맞게 곳곳에 상처가 나 있고, 함께 따라왔던 UV 필터에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가끔 신형 렌즈의 성능이 궁금해질 때가 있지만, 여전히 생생한 오랜 지기(知己)의 노익장만큼 미더워 보이지 않아 이내 눈길을 돌리고 만다...
앉은부채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 야생화를 담은 캘린더에 빠지지 않는 꽃으로, 하얀 눈 속에 꽃을 피운 노란 복수초가 있다. 엄동설한 추위 속에서 이른 봄을 알리는 꽃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복수초는 사람들이 눈을 뚫고 피는 꽃이라고 생각한다. 복수초 말고도 눈을 울타리 삼아 피기 때문에 설중화로 불리는 꽃들은 제법 많다. 사실 대부분의 설중화들은 눈을 뚫고 올라오지 못한다. 이른 봄에 피다 보니 간혹 꽃을 피운 후 눈을 맞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보고 눈을 뚫고 피었다는 오해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는 정말 쌓인 눈을 자신의 체온으로 녹이고 피는 꽃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앉은부채다. 꽃의 모양부터 아주 특이하게 생긴 이 꽃은 스스로 열을 낸다. 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