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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의 화관 - 백당나무

이우형 2016. 6. 30. 09:53



백당나무

Viburnum opulus var. calvescens (Rehder) H. Hara

 

수국과 흔하게 혼동하는 꽃이다. 자세히 보면 꽃도 잎도 다르다. 같은 나무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대신, 곤충을 유혹하는 바깥쪽 꽃잎이 꽃줄기 전체에 축구공처럼 동그랗게 피는 것을 '불두화'라고 부른다. 마치 부처님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고 있는데, 사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불두화를 검색하면 자생식물은 백당나무(Viburnum opulus var. calvescens (Rehder) H. Hara)’, 재배식물은 불두화(Viburnum opulus f. hydrangeoides (Nakai) Hara)’로 나온다는 점이다.

묘하게 흐트러지지 않고 핀 두 송이가 위 아래로 교차하고 있는 꽃을 만났다. 사진을 촬영할 때도, 하고 나서도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이 사진을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부의 화관을 떠올렸다. 그리고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사진이 그런 것인가 보다.


 <월간 茶道 2016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