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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좁은잎해란초Linaria vulgaris Mill. 처음 누군가 해란초 이야기를 했을 때 생김새도 알지 못한 채 무작정 떠난 기억이 있다. 동해안의 해변가 모래밭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보면 알겠지’ 하는 생각으로 무작정 찾아 갔다. 생김새는 몰랐지만 키는 좀 크려니 했는데, 강릉 인근의 한 해변에서 만난 해란초는 모래 바닥에 거의 붙어 자라고 있었다. 좁은잎해란초는 더 엉뚱하게 만났다. 국립수목원을 어슬렁거리다가 눈에 익은 꽃이 보여 ‘숲에 웬 해란초’하고는 살펴보니 잎이며 키가 달랐다. 그렇게 좁은잎해란초가 있다는 것을 또 알았다. 식물사진을 촬영한다는 사람치고는 상당히 무지한 자세지만, 식물학자도 아니니 이렇게 저렇게 하나씩 만나면서 배우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기는 하다. 사진은 그 때 촬영한 ..
조선현호색 Corydalis turtschaninovii Besser 현호색은 이른 봄 산과 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게 된다. 주변에 촬영할 꽃이 없을 때나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다. 그래도 꽃이 없는 곳에서 만나면 반갑기는 하다. 현호색도 종류가 제법 많은데, 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현호색이란 이름이 붙은 것만 22종류나 된다. 여기에 비슷한 모양을 한 괴불주머니들 9형제까지 더하면 31형제나 되는 다복한 집안이다. 꽃의 색이 분홍, 자주, 파랑, 흰색 등 다양하고, 잎의 모양도 변화무쌍하다. 당연히 구분이 쉽지 않다. 어쨌거나 그 많은 형제들 중 사진의 현호색은 조선현호색이다. 이름만보면 우리나라 토종 같은데, 중국 동북부와 시베리아에도 산..
만주바람꽃 Isopyrum manshuricum (Kom.) Kom.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꽃 중에 바람꽃이 있다. 국립수목원에서 제공하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19종의 바람꽃이 등록되어 있는데, 비교적 만나기 쉬운 꽃으로는 꿩의바람꽃, 회리바람꽃, 너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등이 있다. 얼마전부터 변산바람꽃도 야생화 사진가들의 인기를 얻으며 자생지를 넓혀가고 있다.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지금은 수도권 인근에서도 자생지가 발견되었다. 만주바람꽃은 우리나라 중부 이북 지방에서 만날 수 있는 꽃이다. 정부에서는 위기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나름 귀한 꽃이다. 10여년전 거제도 북병산에서도 발견됐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으니, 더 찾으면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을지..
제비동자꽃 Lychnis wilfordii (Regel) Maxim. 고산이 많은 강원도 산길은 겨울을 빼고는 온갖 꽃들이 지천에 피어, 가는 발걸음을 잡는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꽃은 동자꽃과 둥근이질풀, 그리고 꼬리풀이다. 눈에 확 띄는 꽃색에 비교적 큰 꽃 때문이다. 꽃 사진을 촬영하면 작은 들꽃들도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발걸음이 더뎌지고, 더 집중해서 꽃을 보게 된다. 우리 자연을 느끼는 또 다른 기쁨이기도 하다. 제비동자꽃은 동자꽃의 형제다. 둥근모양의 동자꽃과는 달리 제비동자꽃은 다섯장의 꽃잎 끝이 잘게 갈라져 화려해 보인다. 우리나라 전역의 고산지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동자꽃과는 달리 제비동자꽃은 강원도 지역 고산에서만 만날 수 있다.
이삭물수세미 Myriophyllum spicatum L. 여름 연못이나 논 등에서 만날 수 있는 물풀이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연못이나 호수에는 다양한 물풀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많은 물풀들이 꽃을 피울 때 꽃대를 물위로 내놓는다. 이삭물수세미는 언뜻 물 위에 작은 나뭇가지들이 불쑥불쑥 솟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꽃도 자세히 보아야 알 수가 있다. 꽃은 6월부터 10월 사이 한 여름에 핀다. 꽃대 하나에 암꽃과 수꽃이 모두 달린다. 수꽃은 위에 달리며 4개의 꽃잎에 8개의 수술이, 암꽃은 아래쪽에 달리며 종모양으로 아래에 달린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해살이 물풀이다. 물의 깊이에 따라 1m 이상 자라는 경우도 있다. 꽃이 없어 심심한 한 여름에 연못가에서 이삭물수세..
인동덩굴 Lonicera japonica Thunb. ‘인동초’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겨울을 참아내는 풀이란 뜻이지만, 사실 인동덩굴은 풀이 아니라 나무다. 정확히는 '반상록 활엽 덩굴성 관엽'. 남쪽에서는 겨울에도 푸른 잎을 볼 수 있지만(인동초란 이름이 붙은 이유다), 북쪽으로 갈수록 겨울에는 잎이 떨어진다. 주변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꽃의 모양이 특이하다. 모양도 모양이지만, 꽃색도 처음에는 흰색으로 펴,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노란색으로 바뀐다. 그래서 ‘금은화’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약용식물로 인기가 많은데, 한방에서는 항균, 항염증, 백혈구 활성 증가, 콜레스테롤 저하, 위궤양, 이뇨제, 해독제, 해열제, 지혈제로 쓰며 구토, 감기, 관절통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