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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낙지다리를 줍다 낙지다리라는 식물이 있다. 하천변 등에서 자라는 이 식물은, 좀처럼 보기 어려워 ‘약관심종’으로 보호받는, 제법 귀한 몸이다. 줄기가 올라와 끝에서 여러 가지로 갈라지고, 그 가지를 따라 하얀색 꽃이 줄지어 핀다. 꽃이 지고 나면 낙지의 빨판을 닮은 열매가 달리는데, 그 모습이 낙지의 다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낙지다리라는 지극히 직설적인 이름을 얻었다. 어느 해 여름, 수원과 화성을 가로질러 흐르는 황구지천변에 이 낙지다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 나섰다. 키가 큰 하천 식물들을 헤집고 무릎 높이의 낙지다리를 찾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국 못 찾았다. 대신 다른 꽃들만 풍성하게 촬영했다.잊고 살다가 2014년 가을, 집 근처의 한 식물원을 찾았다. 그저 산책이..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 L.f.] - 마편초과의 낙엽활엽 관목으로 바닷가에서 자란다. 해변의 모래 위나 자갈 위에서 줄기를 뻗어 자라며, 바닷물에 닿아도 죽지 않는다. 추위에 견디는 힘도 강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태평양 연안을 따라 다양한 곳에 분포한다. 종자나 삽목 등을 통해 번식이 가능하며, 실제로 내륙에서 삽목을 통해 재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순비기나무를 처음 만난 곳은 경기도 서해안의 한 작은 섬에서였다. 이곳 해안에는 두 종류의 순비기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하나는 원래의 색인 보랏빛 꽃을 피우는 것과 특이하게도 흰색 꽃을 피우는 두 가지였다. 흰색 꽃을 피우는 나무는 잎의 색도 더 엷은 녹색을 띄었다. 너무 쉽게 만나다 보니 흰색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