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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여행, 삶의 쉼표 긴 겨울 끝자락에서 봄을 만나다 봄, 그리고 야생화 유난히 텃새가 심했던 겨울추위도 봄기운은 막을 수 없나 보다. 2월이 끝나갈 무렵이면 어느 틈에 봄 햇살이 겨울을 비집고 들어온다. 동시에 마음도 분주해진다. 머릿속에는 지난해 만났던 봄꽃들의 안부가 궁금해지고, 어느 계곡 양지 녘에 피어 있을 야생화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겨우내 묵혀 두었던 사진장비들이 다시 빛을 발하고, 먼지 쌓였던 등산화에는 생기마저 감돈다. 겨울을 털고 일어나 봄 야생화로 이른 봄을 맞이해보자.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 줄 것이다.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Y.Sun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변산바람꽃이나 노루귀 등 한송이만 피어 있는 꽃을 촬영할 때는 가..
족도리풀 Asarum sieboldii Miq. 심장형의 크고 높다란 잎 밑으로 땅에 맞닿을 정도로 낮게 피는 암갈색 꽃. 족도리풀을 처음 보면 신기함이 앞선다. 종모양의 뒤통수에 앞으로 세 갈래 갈라진 꽃잎과 줄 맞춰 원을 그리고 있는 꽃술도 그렇다. 비교적 흔한 꽃이지만, 이런 모양탓에 만날 때마다 반갑다. 족도리풀은 종류도 다양하다. 각시족도리풀, 개족도리풀, 무늬족도리풀, 만주족도리풀 등등. 필자가 만난 가장 기억에 남는 족도리풀은 주왕산 폭포 옆 바위에서 본 것이다. 앞으로 내민 잎을 들치자 살포시 얼굴을 내민 족도리풀의 모습은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바위에 매달려 자라던 화야산의 무늬족도리풀도 기억에 남는다. 사진의 족도리풀은 안산 구봉도에서 촬영했다. 족도리풀의 뿌리는 한방에서는 뿌리를 ..
개쓴풀 Swertia diluta var. tosaensis (Makino) H.Hara 이름에 ‘개’자가 들어가면 왠지 ‘가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꽃 이름에는 묘한 접두어들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개’, ‘나도’, ‘너도’, ‘좀’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나도’하고 ‘너도’는 뭐 말 그대로 “너만 000이냐 나도(너도) 000이다”이런 의미다. 일반적으로 다른 식물인데 모습이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다. 사촌인 경우도 있고, 전혀 상관없는 경우도 있다. ‘좀’은 ‘작다’는 뜻이다. 이 경우는 같은 종류의 식물인데, 크기가 작은 경우 붙여진다. ‘애기’라는 이름이 앞에 붙는 경우도 비슷하다. ‘개’는 비슷하지만 다른 특성을 가진 경우 붙이는 이름이다. 그런 점에서 ‘개쓴풀’은 ‘쓴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