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한국의 야생화 (2)
들꽃소리
호랑버들Salix caprea L. 봄이 되면 겨울잠을 자던 꽃눈들이 한껏 기지개를 편다. 2월말쯤이면 산속은 계곡을 따라 이른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지만, 꽃 소식이 늦은 마을 인근에서 그래도 봄기운을 제일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 버드나무다. 그러나 털이 보송보송한 꽃봉오리가 터지면서 꽃술이 만개하는 모습은 눈여겨보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 우리나라에는 버드나무의 종류가 많다. 갯버들, 수양버들, 왕버들, 들버들 등등 다양한 버드나무과 식물이 있는데, 이들을 구별하기가 영 쉽지가 않다. 사진의 버들은 호랑버들이다. 용인의 한 야산에서 촬영했다. 호랑버들의 꽃말은 ‘자유’고, 이름은 겨울눈이 마치 호랑이의 눈을 닮았대서 붙여졌다고 한다. 하얀 꽃봉오리에서 노란색 꽃을 피운다. 버드나무과의 낙엽활엽..
개나 소나 찍는 사진(?) 어느 해 봄 가평의 화야산 자락을 헤매고 있었다. 봄 야생화가 많은 곳이라 출사를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동료 사진가와 함께 등산로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야생화를 살피고 있는데, 등산복을 잘 차려 입은 두 중년 여성이 옆을 지나갔다. 미리 와 촬영을 마치고 내려가는 모양새였다. 사실 사람들이 오가는 데서 사진을 촬영하려면 좀 멋쩍다. 그래서 잠시 고개를 들고 숨을 고르는데 스쳐가듯 한 마디가 귀에 꽂혔다. “요즘은 개나 소나 다 사진을 찍어.”꼭 그렇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때는 우리를 보고 하는 소리로 들렸다. 둘 모두 잠시 어이없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크게 웃었다. “졸지에 개하고 소가 됐네.”사실 요즘처럼 카메라가 대중화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