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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제법 괜찮은 풍경들

경기도 여주 / 강천보의 밤

이우형 2016. 1. 2. 22:24



이명박 정부 최대 역점 사업은 ‘4대강 사업이었다. 4대강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으로, 이 외에도 섬진강과 각 강의 지류들까지 포함되어 있다. 사업비만 22조원에 이르고 전체적으로 16개의 보와 5개의 댐, 96개의 저수지가 만들어졌다.

원래 대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여론이 여의치 않자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로 바꿔 생태복원과 홍수 예방 등의 슬로건을 걸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사업을 진행해 마무리됐다. 지금도 이 사업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정권에 따라 결과가 바뀐 두 차례 감사원 감사, 본래의 모습을 변형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환경에 의한 생태계 교란 내지는 파괴 등이 논란의 중심이다. 여기에 사업 시행 과정의 문제들도 빼놓을 수 없다.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생태계를 살린다는 구상은 절대 찬성할 수 없다. 그것은 개발을 위한 핑계일 뿐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지는 환경영향평가는 그리 신뢰가 가질 않는다.

자연은 지금 당장은 개발보다 가치가 빈약해 보일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훨씬 더 큰 가치를 얻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적인 예가 갯벌이다. 또 생물자원의 가치가 커지면서, 자국의 고유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을 인정한 생물다양성협약등도 같은 의미를 갖는다.

결국 자연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어도 무방한 것이 아닌, 국민 나아가 인류 공동의 재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여주의 강천보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탄생했다. 어쨌거나 남한강을 포함한 한강에는 3개의 보가 만들어졌는데, 모두 여주에 있다. 강천보를 따라 서울로 내려가다 보면 차례로 여주보와 이포보를 만나게 된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떠나 강천보는 가끔 찾아가는 여행지다. 취재를 위해 두어 번, 바람 쐬러 두어 번 정도 찾았다. 강천보에는 한강문화관이 있고, 전망대와 휴게시설이 있어 한강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르기엔 괜찮은 장소다.

하기야 여주 자체가 볼거리, 먹거리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이런저런 부연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 그저 여주 가는 길에 잠시 강천보도 들러보랄 밖에.

강천보는 야경을 보는 재미가 그만이다. 다양한 색의 조명이 눈을 호강시켜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