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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해질녘에 찾은 용머리 해안.낮고 짙은 먹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취는 저녁무렵 풍경이다.바다가 깍아놓은 절경은 이제 아무 때나 가서 보질 못한다.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해안이 잠기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천천히 해안을 거니는 사람들과 갖잡은 해산물을 파는 해녀들의 모습이 정겹다.그래서 한 컷. ^^
제비꿀Thesium chinense Turcz. 식물에 대해 좀 알거나, 일부러 알고 찾지 않으면 주변에 흔해도 얼굴을 마주하기 힘든 꽃들이 있다. 여름 도로나 화단의 풀밭에서 흔하게 자라는 꽃마리나 꽃받이 등이 대표적이다. 논두렁이나 잔디밭 또는 무덤가에서 만날 수 있는 제비꿀도 그런 꽃이다. 식물체가 연약해보이고 작은데다 꽃은 얼핏 하얀 점 정도로 보이니 주의 깊게 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렌즈를 통해 만난 꽃은 앙증맞다. 반기생식물로 잔디나 벼, 꿀풀 등의 뿌리에 붙어 영양을 얻는다. 한방에서는 유용한 식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었고, 동의보감에도 제비꿀이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사진의 제비꿀은 지난 여름 수원 칠보산에서 촬영했다. 단향과의 여러해살이풀.
털중나리Lilium amabile Palib.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나리의 종류는 은근히 많다. 대충 떠오르는 것만 참나리, 말나리, 하늘나리, 하늘말나리, 땅나리, 중나리, 털중나리 등등이 있다. 여기에 색이나 모양 등에 따라 이름 앞에 특징이 추가되다 보니 나름 대식구를 이룬다. 백합과 전체로 보자면, 웬만한 학구파가 아니고는 이 집안 식구들의 면면을 모두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털중나리는 여름의 초입인 6월부터 꽃을 피우는데, 다른 가족들보다 조금 이른 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털중나리는 영월 동강 바위 위에 피어 있던 것이다. 400mm까지 되는 망원줌렌즈로 촬영했는데, 돌양지꽃과의 어울림이 제법 괜찮았던 기억이 있다.사진이 털중나리는 얼마 전 충북 괴산에서 만났다. 화려한 꽃색이 눈에 확 들어..
숙은처녀치마 Heloniopsis koreana Fuse & N.S.Lee & M.N.Tamura 처녀치마는 삭막한 이른 봄 계곡의 그늘진 바위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전국에 고르게 분포하지만 만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봄 야생화가 그렇듯이 자생지를 알고 가지 않으면 그야말로 소발에 쥐잡기다. 물론 이렇게 만나면 자신만의 스튜디오가 하나 생기는 셈이다. 처녀치마라는 이름은 잎이 사방으로 둥글게 퍼져 있는 모습이 처녀들의 치마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숙은처녀치마는 처녀치마와 달리 꽃이 아래를 향해 숙여서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2006년 새롭게 분류됐다. 꽃색은 보라색이나 연분홍색이 주를 이루지만, 흰색을 만나기도 한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4~5월에 꽃이 핀다. 월간 2015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