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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용주사를 수없이 지나쳤지만, 직접 들어가 본 것은 초등학교 이후 처음인듯 싶다. 근처의 융건능은 그런대로 자주 찾는 편인데 유독 용주사만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무심코 지나치던 그곳을 이번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 찾았다. 이번 달부터 경기도 역사기행이라는 기사를 쓰게 됐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떠오른 곳이 세마대가 있는 오산 독산성과 이곳이었다. 행정구역으로는 오산과 화성으로 떨어져 있지만 거리는 불과 수 Km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묶어 놓고 생각하니 성격이 조금 달랐다. 세마대는 임진왜란의 이야기가 강하게 스며 있는 곳이고, 용주사는 융건능, 수원화성과 더 인연이 많은 곳이다. 이곳을 어떻게 엮을 것인지가 요즘 고민이다. 용주사는 창건연대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깊은 고찰이다. 서기 8..
애기송이풀 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든 꽃들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멸종위기종이란 꼬리표가 붙은 식물의 얼굴을 보기란 정말 힘들다. 애기송이풀이 그런 꽃들 중 하나다. 식물을 찾으러 다니다 보면, 도감의 사진과 설명만으로 불충한 경우가 많다. 분명히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찾으러 나섰는데 막상 만나면 기대와 다른 경우다. 처음 애기송이풀을 찾으러 나섰을 때, 이 꽃이 바닥에 붙어서 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도감에는 잎의 길이나 꽃대의 길이에 대한 설명은 있지만 그게 쉽게 와 닿질 않기 때문이다. 2006년 봄, 말로만 듣고 찾아가 계곡을 뒤진 끝에 애기송이풀을 만났다. 처음에는 한 곳에서 오롯이 모여 있어 ‘아! 여기뿐인가 보다’..
보봉 시내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태양전지 빌딩. 태양의 마을, 보봉 도심에서 약 6㎞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보봉(Vauban)’ 지역이 나온다. 얼핏 한적해 보이기까지 한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이름난 친환경마을로 꼽힌다. 프라이부르크에서도 가장 친환경적인 주거단지이고 탄소제로도시의 전형으로 알려진 곳이다. 보봉은 프랑스식 발음이다. 원래 이곳은 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1992년 프랑스군이 철수하면서 주둔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프라이부르크시는 이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고 결국 합의를 거쳐 생태마을을 건설하기로 결정한다. 지금의 보봉은 그렇게 탄생했다. 마을 진입로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유리로 된 기다란 상가형태의 건물이 나타난다. 2~3층 유리..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 지붕엔 태양전지판, 도로엔 전차 물결 독일의 환경수도, 태양의 도시로 불려… 보행자와 자전거 천국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절묘한 조화. 프라이부르크의 첫인상은 그랬다. 프라이부르크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만해도 온통 태양전지판으로 가득 찬 현대 도시를 연상했었다. 하지만 막상 찾은 프라이부르크는 과거의 모습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예스러운 도시였다. 독일의 환경수도로 불리며, 탄소제로 도시의 모범으로 꼽히는 이 도시의 진가는 첫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거리를 걸으며 느껴야만 비로소 이 도시가 왜 환경수도로 불리는 지 알 수 있다.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와의 만남은 거리에서 시작됐다. 프라이부르크 중앙역. 역사 뒤로 태양전지를 벽에 붙인 솔라빌딩이 보..
여행, 삶의 쉼표 긴 겨울 끝자락에서 봄을 만나다 봄, 그리고 야생화 유난히 텃새가 심했던 겨울추위도 봄기운은 막을 수 없나 보다. 2월이 끝나갈 무렵이면 어느 틈에 봄 햇살이 겨울을 비집고 들어온다. 동시에 마음도 분주해진다. 머릿속에는 지난해 만났던 봄꽃들의 안부가 궁금해지고, 어느 계곡 양지 녘에 피어 있을 야생화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겨우내 묵혀 두었던 사진장비들이 다시 빛을 발하고, 먼지 쌓였던 등산화에는 생기마저 감돈다. 겨울을 털고 일어나 봄 야생화로 이른 봄을 맞이해보자.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 줄 것이다.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Y.Sun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변산바람꽃이나 노루귀 등 한송이만 피어 있는 꽃을 촬영할 때는 가..
프라이브루크의 상징물 중 하나인 시계탑 - 첫 사진은 성곾 바깥에서 촬영했고, 아래 사진은 구 시가지에서 촬영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무에 별을 달아 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이 시계탑은 옛날 군사시설로 검문소 역할을 했다고 한다. 프라이부르크(Freiburg)는 독일 남서부에 있는 프랑스, 스위스와 인접한 도시다. 흔히 태양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이 도시가 태양에너지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태양에너지에 주력하게 된 이유는 다음에 태양에너지 기반 시설들을 소개할 때 별도로 이야기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 멋진 도시의 밤야경 사진 두 장에 대한 이야기만 하려고 한다. 처음 이 도시를 방문하게 된 이유는 순전히 일 때문이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도시였고, 차두리가 있는 축구팀이 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