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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대암산 용늪 2008년 7월 4일, 4륜구동 SUV를 새로 장만했다. 소형차로 야생화 촬영을 다니기에 불편한 점이 적지 않아 큰마음 먹고 구입하게 됐다. 오후 4시경 회사에서 차를 인수하고, 다음날 오전 8시 대암산으로 출발했다. 인수 받을 당시 운행기록은 10㎞ 남짓이었다. 수원, 여주를 거치면서 탑승 인원은 4명으로 불어났고, 인제에서 다시 한 명이 늘었다. 여기저기 비가 고인, 포장도 되지 않은 임도를 따라 그렇게 대암산 용늪을 올랐다. 구입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차의 외관은 이미 10년은 탄 듯한 몰골로 변했다. 슬슬 속이 아려왔다. 어렵사리 용늪으로 들어갔다. 1993년인가 용늪을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는 잡지사에서 군과 인제군에 공문을 보내 협조요청을 하고 찾았다. 덕분에 장병들의..
영화 에서 수지와 이제훈이 손을 잡고 나란히 걷던 철길 장면의 배경이 된 곳이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폐역으로, 지난 2006년 12월 문화재로 등록됐다. 역사를 중심으로 좌우 각 300m 가량의 철길이 가량이 남아 있고, 옛 역사와 승강장, 사무실, 숙직실 등이 보존되어 있다. 자료에 따르면 구둔역(九屯驛)은 일제 강점기 때인 1940년 4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지난 2012년 중앙선이 개통되고 새로운 역이 약 1㎞ 북쪽에 생기면서 폐쇄됐다. 당시 새로 생긴 역에 구둔역이라는 명칭이 주어졌지만, 이듬해 일신역으로 변경되면서 구둔역은 이곳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남게 됐다. 구둔은 임진왜란 당시 이곳 인근산에 9개의 진을 구축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잡지..
제비꽃은 어려워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www.nature.go.kr)’에 등록된 제비꽃은 60여종이다. 종류가 많다보니 제비꽃만 모은 도감이 나올 정도다. 산이나 들에서 흔하게 만나는 제비꽃이다 보니 처음에는 무턱대고 촬영을 했지만, 나중에 분류하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미분류 상태로 잠자고 있는 사진도 적지 않다.제비꽃의 색은 크게 보라색(짙거나 옅은 차이는 있지만), 흰색, 노란색으로 나뉜다. 그 중에는 태백제비꽃이나 남산제비꽃처럼 향이 나는 꽃들도 있다. 함께 촬영을 다니는 사람 중에 제비꽃만 열심히 공부한 분이 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촬영 때마다 옆에서 분류를 해주어서 지금 정리해둔 것이 거의 그의 공이다. 제비꽃은 참 아련한 꽃이다. 북방 오랑캐가 쳐들..
서원은 조선중기부터 전국에 세워진 일종의 사립학교다. 서원은 두 가지 역할을 했는데, 하나는 사표가 될 만한 선대 명현(明賢)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하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지방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은 1542년 중종 37년에 경상도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서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서원은 1550년 명종5년 당시 풍기군수였던 퇴계 이황의 주청에 의해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이름을 받는다. 임금이 친필로 이름을 지어 편액을 내린 것(사액·賜額)으로써, 요즘으로 말하면 교육부 인가의 사립학교에 해당한다. 이를 사액서원이라고 부르는데, 사액서원이 되면 왕의 친필 간판과 함께 땅과 노비 등이 내려졌고, 면세와 면역의 특권까지 주어졌다. 조선후기에 이르러 서원의 특혜를 이용한 ..
큰괭이밥Oxalis obtriangulata Maxim. 괭이밥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흔히 ‘클로버’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솔직히 잎의 모양은 괭이밥이 클로버 보다 훨씬 더 단정한 느낌이 든다. 대부분 야생에서 만나는 괭이밥은 노란색꽃을 피운다. 특별히 원예화 되어 온실이나 화분에서 자라는 녀석들도 있는데, 이들은 ‘사랑초’라는 특별한 별칭으로 불린다. 또 학명을 따 ‘옥살리스’라고 통칭되기도 한다. 큰괭이밥은 꽃과 잎이 크고 5월경 산속에서 꽃을 피운다. 시기를 잘 맞추지 못해 늘 피기 전이나 꽃이 시든 뒤에 만나고는 했는데, 가끔은 운이 좋을 때도 있다. 사진의 큰 괭이밥은 가평의 산속에서 촬영했다. 흰꽃을 피우는 또 다른 괭이밥으로는 ‘애기괭이밥’이 있다. 이름에 애기가 붙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