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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터리풀 Filipendula glaberrima (Nakai) Nakai 우리나라 가정이나 화단에서 흔히 만나는 꽃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들이다. 화훼 개발 역사가 긴 외국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원예화 됐고 가정에서 키우기 좋도록 길들여졌다. 식물의 특성도 보기 좋은 부분을 극대화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식물들은 아직 원예화된 것이 그리 많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가을에 흔히 보는 벌개미취정도다. 라일락이나 구상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지만 외국에서 가져가 원예화시킨 경우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식물들은 꽃이 작고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짧아 원예화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원예화라는 것이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최대화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터리풀은 그 자체로 관상..
처진물봉선 Impatiens koreana (Nakai) B.U.Oh 물봉선은 귀한 꽃도 아니지만 흔하게 보이는 꽃도 아니다. 붉은색을 띤 물봉선은 습기가 많은 도랑이나 산지 배수로 등에서 비교적 많이 자생한다. 하지만 물봉선도 종류가 적지 않고 다른 종류의 물봉선들은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노랑물봉선, 흰물봉선이 그 다음으로 많이 발견되는 종류다. 국가생물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물봉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은 8종이다. 앞서 이야기한 3종 외에 가야물봉선, 미색물봉선, 산물봉선, 제주물봉선, 처진물봉선 등이 그것들이다. 이번 달에 만나 볼 꽃은 이 중 처진물봉선이다. 처진물봉선은 얼마 전까지 거제물봉선으로 불렸다. 거제도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이렇게 불렸으나 남해안 지방 여기저기에서 발견된 탓인지 이름..
닻꽃 Halenia corniculata (L.) Cornaz 왜 이름이 닻꽃인지 꽃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꽃의 모양이 배를 고정시키는 닻을 닮았다. 닻꽃은 산림청에 의해 멸종위기식물(국가단위)로 지정되어 있는 귀한식물이다. 대표적인 자생지는 가평의 한 산이다.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도 자생한다. 야생화 촬영을 하는 사람들에게 식물의 자생지를 밝히는 것은 일종의 금기다. 특히 보호식물은 더욱 그렇다. 알려지면 워낙 훼손이 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닻꽃의 자생지는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어찌 보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겪이지만 그래도 가능한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야생화 훼손은 심각한 문제다. 최근 개발과 관련해 무분별하게 훼손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들에 의해 훼손되는 경..
닭의난초 Epipactis thunbergii A.Gray 야생화를 촬영하면서 어느 순간 집착하게 되는 꽃이 있다. 필자 같은 경우는 난초가 그런 경우다. 과거에 난초 관련 잡지사에 근무했던 탓도 있지만, 만나기 쉽지 않은 꽃이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어 해전부터는 유난히 닭의난초가 촬영하고 싶었다. 굳이 찾아가자면 못 갈 것도 없었는데, 이런저런 핑계가 발목을 잡았었다. 지난해 여름 마침내 가까운 곳에 자생지를 알아냈다. 대부도였다. 나중에 보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장소였다. 7월 무더위와 싸우며 숲속을 헤맸다. 계곡의 물길 옆에서 닭의난초 군락을 만났다. 이미 몇 팀이 다녀갔는지 발자국이 선명했다. 그래도 닭의난초는 온전히 남아있었다. 한 여름 반가움을 가져다 준 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