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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노랑갈퀴 Vicia chosenensis Ohwi 갈퀴나물은 덩굴손의 모양이 갈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갈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형제들 대부분이 분홍색 꽃을 피우는데 반해, 노랑갈퀴는 이름 그대로 짙은 노란색의 꽃을 피운다. 갈퀴나물은 비교적 흔하게 만날 수 있지만, 노랑갈퀴는 고산식물이고 중부이북에서 자라기 때문에 얼굴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다. 남북한이 공동으로 편찬해 발간한 조선향토대백과에는 ‘노랑말굴레풀’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 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전동싸리 Melilotus suaveolens Ledeb. 노란색 꽃이 조금은 성글게 모여서 총상화서(總狀花序, 송이꽃차례)를 이룬다. 꽃의 모양은 콩과식물의 다른 꽃과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할 뿐 아니라 유라시아 전역에서 자생하는 글로벌 식물이다. 전체 모양은 나무처럼 생겼지만, 실은 풀이다. 그것도 두해살이다. 한여름 길가나 들판 등 주로 하천가를 따라 비교적 흔하게 보인다. 이름 앞의 ‘전동’에 대한 유래는 딱히 알려진 바가 없다. 계명대학교 이종원 교수의 에는 ‘만주 중심으로 유라시안 대륙의 동쪽 모든 지역에서 관찰된다는 한자말 ‘全東(전동)’ 또는 온 동네의 ‘全洞(전동)’에서 유래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사진의 전동싸리는 대략 15~6년 전쯤 대부도에서 촬영한 것이..
멜랑꼴리 목련꽃을 보면 아련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아주 오래전이라 얼굴조차 흐릿한데, 그 기억은 언제나 목련꽃과 함께 한다. 이유는 정확히 모른다. 세월이 지나니 마음도 단단해져 이제는 그런 이미지가 쉽사리 각인되질 않는다.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또 한편으로는 무뎌져 가는 가슴이 편하기도 하다. 마음을 다치는 일은 적어 졌지만, 비슷한 생채기들은 지금도 스치듯 생겨났다가 사라지길 반복한다. 카메라를 걸어 놓고 꽃의 민낯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불현 듯 누군가의 모습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 모습들은 대체로 흐릿하다. 촬영해온 꽃 사진을 정리할 때도 문득문득 옛 기억의 얼굴을 만나고는 한다. 그가 그 꽃을 닮았는지, 그 때의 장소에 함께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 때 그 장소에서 그..